LG 트윈스는 지난 2년 연속으로 4강에 진입, '가을야구'를 했다. 하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2015시즌, LG 야구는 어떤 성적을 거둘까. 전문가들은 LG를 처음엔 4강 밖 전력으로 꼽았다가 시범경기 이후 일부는 4강권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LG의 경기력이 우승 전력은 아니지만 생각 보다 괜찮다는 쪽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생각 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가용 자원이 두터워진 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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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김지용 최동환 전인환이 공격적인 피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3명이 정규시즌에서 시범경기 처럼만 던져준다면 LG 불펜의 깊이는 다른 팀들과 비교가 안 될 것이다.
오지환과 최승준의 성장
유격수 오지환은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스윙 궤도가 좋아졌다. 양상문 감독이 오지환에게 리드오프 역할을 맡겼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3홈런 9타점으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최승준도 2홈런 6타점으로 오른손 거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선구안이 좋아지면서 볼넷을 9개나 골라냈다. 최승준은 시즌 개막을 1루수로 맡을 수 있게 됐다. 붙박이 주전 정성훈이 잭 한나한의 빈자리 3루를 봐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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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야수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빅 브라더(BB)' 4명이다. 이병규(등번호 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은 시범경기를 통해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최고참 이병규는 부상으로 긴 공백을 가졌던 지난해의 부진을 올해는 만회할 준비를 마쳤다. 안타를 생산해내는 타격 재능과 클러치 능력은 변함이 없었다. 박용택은 타순 3번, 정성훈은 2번, 이진영은 5~7번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불안 요소
류제국의 공백
전문가들이 LG를 우승후보로 꼽지 않는 첫 번째 이유가 우완 류제국의 시즌 초반 부재다. 류제국은 2014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았고 요즘 재활 훈련 중이다. 5월쯤 1군 복귀를 목표로 잡고 있다. 무릎은 선발 투수에게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복귀를 서둘렀다가 통증이 재발할 경우 시즌을 접을 수도 있다.
LG는 류제국이 돌아올 때까지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하면 그 다음부터 치고 올라갈 동력이 생긴다. 류제국이 돌아와서 빨리 자리를 잡더라도 5선발은 시즌 내내 LG가 풀어야 할 문제로 남을 수 있다. 외국인 투수 2명(헨리 소사와 루카스 하렐)에 우규민 류제국 4명의 선발 투수는 아프지만 않는다면 선발 로테이션을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 정도급의 확실한 5선발이 없다. 시범경기 내내 임지섭과 임정우 장진용 등이 경합했지만 확실함 보다는 불안감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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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대가 4년째인 우완 소사는 의심할 필요가 없는 검증된 선수다. 하지만 우완 루카스와 3루수 한나한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루카스는 아직 국내 타자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이 덜 된 모습이다. 결정구가 확실치 않아 투구수가 좀 많았다.
한나한의 경우 아직 실전에 단 한 경기도 선을 보이지 않았다. 종아리 근육통으로 정상적인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정성훈의 수비 이동과 최승준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면서 한나한의 공백이 당장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타팀의 외국인 타자들이 두각을 보이면 한나한의 공백이 눈에 띌 것이다.
홈런
LG 타선은 올해 시범경기(12경기)에서 총 17홈런을 쳤다. 롯데(18홈런)에 이어 2위. 그런데 LG의 이 홈런수를 그대로 믿어도 될까.
LG는 1년 전 시범경기에서 10경기에 11홈런을 쳤었다. 하지만 정작 정규시즌엔 128경기에서 90홈런에 그쳤다. 9팀 중 유일하게 홈런이 두자릿수에 머물렀다.
홈런은 팀의 타점 득점과 직관돼 있다. 또 한방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지키는 야구'가 팀 컬러인 LG에 홈런이 증가한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특별한 야수 보강이 없었다는 점과 시범경기 성적은 시범 경기일 뿐이라는 속설을 감안하면 LG의 홈런은 지금 상황에서 속단하기는 이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