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2연속 매진, 한화발 흥행돌풍이 몰아친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3-08 17:16 | 최종수정 2015-03-09 07:28


한화 이글스가 과연 프로야구 흥행 돌풍의 주역이 될 수 있을까.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일요일을 맞아 많은 관중이 대전야구장을 찾아 겨우내 목말랐던 야구갈증을 풀고 있다. 한화는 7일 경기에 이어 8일도 만원관중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08/
시범경기부터 '대전발 흥행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한화 이글스 홈구장인 대전구장이 시범경기 2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나 올해 한화가 구단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주말 시범경기 입장권을 유료 판매했음에도 7일과 8일 이틀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총 2만6000명의 관중이 야구장에 몰려 뜨거운 응원 열기를 뿜어냈다.

유료 시범경기 2연속 매진은 프로야구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1999년까지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유료화로 운영돼왔는데, 관중 집계자료는 없다. 하지만 이틀 연속 매진은 거의 없었다. 이후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면 무료화가 실시됐다. 하지만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범경기 입장권 운영을 구단 자율에 맡기면서 한화와 NC다이노스가 '유료 판매'를 시행했다. NC는 3000원에 입장권을 판매하고, 한화는 정규시즌 주말 입장권 가격의 30%로 시범경기 입장권 가격을 책정했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일요일을 맞아 많은 관중이 대전야구장을 찾아 겨우내 목말랐던 야구갈증을 풀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08/
사실 이같은 '시범경기 유료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팬 서비스 차원에서 다시 무료화를 해야한다는 의견도 불거져 나왔다. 그러나 막상 시범경기가 펼쳐지자 한화 팬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7일과 8일 한화-LG의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방불케했다. 경기 내용 자체도 치열했지만, 팬들의 응원과 야구 관람 분위기도 정규시즌과 다를바 없었다.

상당히 특이한 현상이다.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팬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선 한화 팬의 독특한 응원 문화의 영향으로 분석할 수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 가운데 한화 팬은 상당히 독특한 응원 문화를 갖고 있다. 바닥으로 떨어진 팀 성적에도 아랑곳없이 끈끈한 애정을 보여줘 '보살팬'으로 불린다.

팀이 지든 이기든, 경기 후반 대전구장에는 늘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라는 '행복송' 응원가가 흘러나온다. 한화 팬들은 팀의 패배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목놓아 '행복송'을 따라부르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한화 팬의 충성도는 예사롭지 않다. 이런 '팬심'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를 하면서도 오히려 관중수가 크게 늘어나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2013년에 비해 2014년 관중수(38만6893명→47만5126명)와 입장수익(34억3075만5800원→52억6491만500원))은 각각 23%와 53% 늘어났다. 새로운 홈구장인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를 개장한 KIA 타이거즈(관중수 41% 증가, 입장수익 82% 증가)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이런 충성도가 결국 주말 시범경기 연속 매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성근 효과'도 큰 몫을 했다. 3년 연속 꼴찌에 지친 한화 팬들은 지난해말 김 감독이 새로 사령탑으로 부임하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스프링캠프에서 특유의 지옥훈련이 계속되면서 한화 선수들의 바뀐 모습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증폭했다. 그래서 한화 팬은 LG와의 주말 시범경기에 일찌감치 예매에 나섰다.


이미 7일 경기는 8104장, 8일에는 8710장이 예매로 판매 완료된 상황이었다. 현장 판매분도 경기 개시 1시간 후에 완판됐다. 무엇보다 7일 경기에서 한화가 예사롭지 않은 경기력으로 LG를 9대3으로 크게 이긴 것이 8일 경기 매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한화의 시범경기 흥행 돌풍은 정규시즌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성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승리가 이어질 수록 흥행 열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소규모 구장을 지닌 한화가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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