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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닦는 기분이다."
오재원은 그라운드에서 긍정적인 '다혈질'이다. 화이팅이 넘친다. 분위기를 이끄는 촉매제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많은 고민을 한다. 2009년부터 꾸준히 해온 벌크업은 그 결정체다.
그는 "사실 야구에 관해서는 예민한 성격이다. 슬럼프가 오면 거기에 대한 고민이 너무 많다"고 했다. 오재원을 야구선수로 성공시킨 원동력이기도 하다.
오재원은 "여러차례 거절했다. 주장은 내 성격과 맞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며 "홍성흔 선배가 두 달 넘게 계속 얘기하셔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부분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긍정적이었다. 그는 "사실 지금 상황을 보면 연차나 여러 면을 고려할 때 주장을 해야하는 선수가 나밖에 없긴 하다"고 했다.
오재원은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초반 타격 슬럼프가 있었다. 시즌 준비를 위해 한 차례 겪어야 할 '성장통'같은 과정이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실전에 맞닥뜨리면 생기는 슬럼프다. 시즌 초반, 혹은 시즌 중반을 초점으로 컨디션을 맞추다 보면 2월에 컨디션이 바닥을 치게 된다. 이런 과정이다.
오재원은 "사실 예전같으면 숙소에 틀어박혀 '왜 이렇게 맞지 않나'라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장이니까 마음대로 화도 낼 수 없다. 이럴 때면 '마치 도를 닦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좋은 부분도 있다. 지금은 전반적인 팀 훈련 상태가 좋고, 연습경기에서도 이기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며 "확실히 주장이 되니까 예전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팀을 보는 시야는 많이 넓어졌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