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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두산. 그들의 숙소 라그제 호텔에서 만난 김재호의 얼굴은 여전히 헬쓱했다. 그런데 몸을 보면 확실히 달랐다.
두산 김재호가 달라졌다. 벌크업을 했다. 몸만 보면 예전의 김재호로 생각할 수 없다. 그는 무려 8kg이나 몸무게를 불렸다.
―일단 몸무게를 불렸다. 왜 그랬는 지 궁금하다.
이제 수비만 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공격을 잘하기 위해 몸무게를 불렸다.
―몸무게와 공격력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관이 있나.
그동안 수비에만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난해부터 공격을 신경썼는데 문제는 너무 단타 위주로 스윙을 했다. 그러자 안타가 될 타구가 상대 수비 시프트에 잡히더라. 그래서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 오릭스와의 연습경기에서 펜스 중앙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렸는데. 파워가 늘었다는 게 느껴지나.
잘 맞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 미국 애리조나까지만 해도 예전 폼으로 치다가 일본에 와서 타격 폼을 바꿨다. 그 과정에서 타이밍 잡는데 문제가 있었는데, 이제 맞기 시작한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이밍을 잡아놓고 큰 스윙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꾸준히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벌크업 과정이 궁금하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몸무게를 불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무리 캠프를 갔다와서 12월 달에 좋은 것만 챙겨 먹었다. 식비만 한 달에 300만원 이상 나갔다. 먹고, 웨이트하고, 보충제 먹고 그렇게 4~5끼씩을 먹었다.
―구체적으로 몸무게와 체지방은 어떻게 변했나.
77~78kg 정도가 정상 몸무게인데, 현재 85kg 정도다. 체지방은 9% 정도였는데, 11%로 약간 늘었다.
―갑작스러운 벌크업 때문에 부작용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배가 나오려고 한다. 때문에 복근운동을 하루 200~300개 정도 한다. 너무 많이 하면 몸무게가 빠지는 부작용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유연성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펑고를 받는데 양쪽 폭으로 이동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계속 하다보면 하체의 힘이 붙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따라갈 수 있다. 순발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인데, 지금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공 던지는 것도 버거운데, 반복적으로 하다보니까 내 팔로 가는 느낌이 있었다.
―방망이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인가.
감이 너무 좋다. 예전에는 버거운 느낌이 강했다. 방망이를 들면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가볍다. 자신감이 생긴다'라는 느낌이 든다.
―급격한 변화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는데.
일단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갈 것이다. 안된다고 바꾸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왼 손바닥에 물집이 잡혔는데.(김재호의 왼 손바닥에 최근 생긴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물집과 굳은 살이 있었다. 5cm 정도 됐다.)
배트를 길게 잡고 있다. 거기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김태형 감독님이 "너 스윙을 하라"고 주문하신다. 프로에 갓 들어왔을 때 코치님이셨다. 고교 졸업 직후 당시에는 스윙에 매우 컸었다. 김 감독님은 "너는 짧게 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크게 쳐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치는 스타일로 바뀔 것 같다. 볼넷은 좀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미야자키(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