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까지만 해도 '두산 육상부'라는 말이 있었다.
지난해 두산의 팀 도루 갯수는 111개에 불과했다. 삼성이 1위(161개) NC가 2위(154위)였다. 두산은 5위에 그쳤다.
줄여든 도루 갯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도루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공개적으로 "올해는 많이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때문이다. 그는 "일단 벤치의 사인없이 뛸 수 있는 그린 라이트의 허용 폭을 넓히겠다"고 했다. 두산이 구상하고 현 시점의 베스트 9 중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은 많다. 민병헌 정수빈 오재원 김재호 등이 있다.
지난해 16개의 도루를 했던 민병헌의 경우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이 기동력이었다. 1번 타자로서 도루 갯수가 적어서 아쉬웠다. 올해는 기본적으로 좀 더 많이 뛰겠다"고 했다.
실제 25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 1회 1사 1, 2루 상황에서 2루 주자 민병헌은 3루 도루를 감행했다. 1루 주자 김현수 역시 딜레이드 스틸을 하기도 했다. 모두 아웃되긴 했지만, 두산의 바뀐 팀 분위기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기본적으로 빠른 팀은 상대하기 힘들다. 여기에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가미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더욱 어렵다. 지난 시즌 두산은 많이 뛰지 않았다. 결국 팀 입장에서 많은 손해를 봤다. 올해는 좀 다르다. 상대팀 배터리가 느끼는 압박감이 있다. 이 부분은 거꾸로 두산 타자들에게는 많은 이점이 생길 수 있다. 또 하나의 효과는 두산의 팀컬러인 '허슬두'와 두산 육상부가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자연스럽게 과감하게 거친 허슬두와 연결된다.
과연 두산 육상부가 부활할까. 두산의 올해 성적을 좌우할 또 하나의 키 포인트다. 미야자키(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