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육상부 부활할 수 있을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2-26 09:14


두산베어스와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연습경기가 21일 미야자키 난고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정수빈이 8회초 1사 1루에서 정진호 타석때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에 2차캠프를 차린 두산베어스는 오는 3월 3일 까지 소프트뱅크, 라쿠텐, 오릭스, 세이부등 일본 프로팀들과 총 6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난고(일본)=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2.21/

2년 전까지만 해도 '두산 육상부'라는 말이 있었다.

두산 특유의 뛰어난 주루 플레이와 적극적인 도루 시도 때문에 붙여진 별칭이었다. 도루능력이 뛰어난 선수들도 많았다.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정수빈 오재원을 비롯해 준족들이 많았다. 그들은 무차별적으로 뛰었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는 상대팀 배터리에 가하는 압박이 강렬했다. 보이지 않는 효과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난 시즌 두산의 발야구는 실종됐다.

지난해 두산의 팀 도루 갯수는 111개에 불과했다. 삼성이 1위(161개) NC가 2위(154위)였다. 두산은 5위에 그쳤다.

줄여든 도루 갯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도루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산 김태형 신임감독은 지난해 SK에서 코치생활을 했다. 김 감독은 "두산의 경우, 주자의 리드 폭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뛰려는 의지 자체가 약했다"며 "도루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매우 편하게 야구할 수 있는 상황을 두산이 스스로 만들어줬다"고 비판했다.

김 감독은 공개적으로 "올해는 많이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 때문이다. 그는 "일단 벤치의 사인없이 뛸 수 있는 그린 라이트의 허용 폭을 넓히겠다"고 했다. 두산이 구상하고 현 시점의 베스트 9 중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은 많다. 민병헌 정수빈 오재원 김재호 등이 있다.

지난해 16개의 도루를 했던 민병헌의 경우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이 기동력이었다. 1번 타자로서 도루 갯수가 적어서 아쉬웠다. 올해는 기본적으로 좀 더 많이 뛰겠다"고 했다.


실제 25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 1회 1사 1, 2루 상황에서 2루 주자 민병헌은 3루 도루를 감행했다. 1루 주자 김현수 역시 딜레이드 스틸을 하기도 했다. 모두 아웃되긴 했지만, 두산의 바뀐 팀 분위기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기본적으로 빠른 팀은 상대하기 힘들다. 여기에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가미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더욱 어렵다. 지난 시즌 두산은 많이 뛰지 않았다. 결국 팀 입장에서 많은 손해를 봤다. 올해는 좀 다르다. 상대팀 배터리가 느끼는 압박감이 있다. 이 부분은 거꾸로 두산 타자들에게는 많은 이점이 생길 수 있다. 또 하나의 효과는 두산의 팀컬러인 '허슬두'와 두산 육상부가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자연스럽게 과감하게 거친 허슬두와 연결된다.

과연 두산 육상부가 부활할까. 두산의 올해 성적을 좌우할 또 하나의 키 포인트다. 미야자키(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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