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남단에 위치한 섬 오키나와는 한국 프로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프링캠프지다.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까지 총 6개 팀이 오키나와에서 담금질에 한창이다. KIA는 오키나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머물렀고, 나머지 팀들은 2차 전훈지로 오키나와를 선택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가 일본 가고시마에, 두산 베어스가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를 갖고 있고, NC 다이노스만이 미국 LA에 남아 전지훈련을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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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소 잦은 비와 해안가의 강한 바람 등은 장애물이다. 한국 구단의 현지 투자로 실내연습장을 갖추고 있는 팀들도 있지만, 반대로 구장 시설이 문제인 팀들도 있다. 넥센의 경우에는 오키나와에 빈 훈련장이 없어 실전만 치르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장 늦게 오키나와로 넘어온 넥센은 23일과 24일, 첫 번째와 두 번째 연습경기가 모두 취소되는 불운을 맛봤다.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기로 했는데 이틀 연속 우천취소됐다.
오락가락하는 비가 문제다. 23일의 경우 오키나와 전역에 비 예보가 있어 일찌감치 경기가 취소됐지만, 24일은 기습 호우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기 시작 20분을 남기고, 30분간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그쳤지만, 이미 그라운드 상태는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더욱 아쉬운 점은 이날 삼성-넥센전이 열릴 예정이던 온나손 외에 다른 구장에서는 연습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국지성 호우의 피해를 보고 말았다. 결국 삼성과 넥센은 일정이 비어있던 오는 26일로 경기를 미루는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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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이 없는 넥센 외에 다른 팀들도 고민이 많다. 실내 훈련장이 마련돼 있는 삼성, LG, SK 외에 다른 팀들은 비가 오면 대안이 없다. KIA는 킨스타디움의 주인인 라쿠텐 이글스가 올 때마다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삼성처럼 오키나와와 오랜 시간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실내 훈련장을 짓는 등 직접적인 투자를 해 결실을 맺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팀들이 당장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는 없다.
날씨 문제가 거의 없는, 쾌적한 환경의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전지훈련을 치르는 팀들은 대안으로 미국에 남아 '애리조나 리그'를 치르는 방안도 고민했다. 하지만 이 역시 '해답'이 되긴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때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 문제, 그리고 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애리조나 중심에서 다소 떨어진 투산 등지에는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사용하지 않는 훈련시설이 있다.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엔 충분한 대안이다. 구단들의 합의만 이뤄진다면, 미래에 오키나와 대신 애리조나 리그를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