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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치를 롯데-kt의 기묘한 가고시마 동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2-24 10:23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어색한 동거가 일본 가고시마 땅에서 이뤄지고 있다.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 가고시마, 미야자키 등지에서 실전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팀들이 오키나와 섬에 입성한 가운데 일본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에는 롯데와 kt가 자리를 잡았다.

롯데는 가고시마의 터줏대감. 오래 전부터 2차 전지훈련을 가고시마에서 치러왔다. 하지만 제약도 있었다. 두산 베어스, 일본프로야구 2군 팀들이 대부분 미야자키에서 훈련을 해 경기 일정을 잡기가 힘들었다. 가고시마에서 미야자키까지는 차로 아무리 빨라도 2시간 거리. 실제, 두산은 이 거리를 왕복하는 시간이 아깝다며 올해 롯데, kt와의 연습경기를 아예 잡지 않았다.

이런 롯데에게 kt는 반가운 손님이다. 일본 규슈 지역을 잘 알고있는 조범현 감독이 2차 전훈지로 가고시마를 점찍었다. 바로 옆동네에서 훈련하기에 연습경기를 하기 매우 좋다. 롯데는 기존에 이용하던 가모이케구장을 주 훈련장으로 이용하고 kt는 그 옆 가모이케시민구장에 자리를 잡았다.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양팀은 이번 2차 스프링캠프에서 총 4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양팀은 내달 28일부터 치러지는 개막 2연전에서 맞붙는다. 양팀 모두 매우 중요한 개막 2연전이다. 롯데는 바닥까지 떨어진 팬심을 잡아야 한다. 홈에서 치러지는 개막전 승리만큼 좋은 카드가 없다. 벌써부터 필승 의지가 대단하다. 그렇다고 kt도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수는 없다. 역사적인 1군 데뷔전이다. 없는 힘을 짜내서라도 이겨야 한다.


때문에 가고시마 현지 분위기도 묘하다. 힘든 훈련 스케줄 속 같은 한국팀으로서 반가운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서로를 끌어 안을 수만도 없다. 곧 있으면 총칼을 서로에게 겨눠야 하는 적이다. 지난 19일 열렸던 양팀의 첫 연습경기는 kt가 3대1로 승리했는데, 당시 롯데는 주전급 선수들을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 양팀은 다가오는 26, 27일 2연전을 갖는데 이 때는 양팀 모두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 할 예정. 정규시즌 못지 않은 긴장감이 벌써부터 감돌고 있다.

현지에서 선수단을 지원하는 프런트의 관계도 재밌다. 공교롭게도 롯데와 kt 프런트가 가고시마 시내 같은 호텔에서 묵고있다. kt 관계자는 "선배 구단 관계자들이 함께해 재미있다. 가고시마 터줏대감이라 배우는 것도 많고 고맙다. 양팀 모두 가고시마에서 열심히 훈련을 마치고 개막전 명승부를 벌였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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