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2군행 모건, 야신의 의중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2-24 08:57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게 전부일까.


21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한화와 삼성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한화 모건이 삼진 아웃당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21.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과 김성근 감독 사이에서 미묘한 불협화음이 감지된다. 모건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그런데 그 사이에 두 번이나 1군과 2군을 오락가락했다. 오키나와 캠프 합류 5일만에 다시 2군 캠프로 돌아가라는 김 감독의 지시를 받았다. 모건에 대한 김 감독의 불편한 심기가 느껴지는 2군행이다.

모건은 지난 1월25일 일본 고치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가 일주일 만에 한국행 지시를 받았다. 몸상태가 훈련을 받을 만큼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김 감독의 판단에 따라 서산 2군 캠프에서 다시 몸을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사실 몸이 완전치 않은 건 맞다. 모건은 지난해 5월에 무릎을 다친 뒤 계속 재활을 해와 단체 훈련이 낯설다.

그래서 서산캠프에 합류해 이정훈 2군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았다. 당시 모건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이 감독의 지도에 따랐다. 그러자 모건에게 또 다시 기회가 왔다. 김 감독은 "모건을 실전에서 보고싶다"며 지난 20일 마츠야마 2군캠프에서 오키나와 1군 캠프로 합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모건은 이날 아침 비행기로 오키나와에 오자마자 오후 2시부터 진행된 팀 훈련에 참가했다. 외야에서 캐치볼도 하고, 라이브 배팅에서 공도 쳤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의 훈련이 열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46명, 총 69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고 1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 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오키나와(일본)=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2.23.
이 당시 모건에 대한 김 감독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원래부터 인사성이 밝은 친구다. 코치들 얘기를 들어보니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며 연습경기에 바로 내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모건은 21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1번 중견수로 나왔다. 결과는 2타수 무안타 1사구. 6회에 교체됐다.

이후 모건은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22일 KIA와의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니 23일에는 아예 팀 훈련에도 빠졌다. 그리고 또 다시 2군캠프로 내려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모건은 24일 마츠야마 2군 캠프로 갔다.

크게 보면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1군-2군 캠프를 오락가락한 것이다. 분명한 건 김 감독이 모건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이대로는 안돼!' 라거나 '지금처럼 하면 안쓴다'는 뜻이 강하게 담겨 있다. 사실 지난달 고치 캠프에서 서산 2군캠프로 보낼때의 배경도 이와 같았다. 우선적으로 몸상태가 완전치 않은 점도 있었지만, 모건의 훈련태도 역시 김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김 감독은 당시 모건의 2군행에 대해 "아직 팀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개인 훈련만 해 온 탓에 모건이 '단체 문화'에 익숙치 않았던 면을 꼬집는 말이다. '하나의 팀'과 '조직'을 강조하는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한 번쯤 고삐를 틀어쥘 필요가 있었다.


오키나와에서 나온 두 번째 '2군행' 통보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듯 하다. 몸상태를 끌어올리기에 사실 오키나와만큼 좋은 곳도 없다. 기후가 따뜻하고, 1군 트레이닝 코치진도 전부 모여있다. 턱골절상을 입은 정근우가 오키나와로 들어와 재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결국 모건의 2군행은 몸상태가 제대로 안갖춰진 것도 맞지만, 아직 훈련문화에 익숙치 않은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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