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완전치 않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그게 전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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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은 지난 1월25일 일본 고치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가 일주일 만에 한국행 지시를 받았다. 몸상태가 훈련을 받을 만큼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김 감독의 판단에 따라 서산 2군 캠프에서 다시 몸을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사실 몸이 완전치 않은 건 맞다. 모건은 지난해 5월에 무릎을 다친 뒤 계속 재활을 해와 단체 훈련이 낯설다.
그래서 서산캠프에 합류해 이정훈 2군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았다. 당시 모건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이 감독의 지도에 따랐다. 그러자 모건에게 또 다시 기회가 왔다. 김 감독은 "모건을 실전에서 보고싶다"며 지난 20일 마츠야마 2군캠프에서 오키나와 1군 캠프로 합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모건은 이날 아침 비행기로 오키나와에 오자마자 오후 2시부터 진행된 팀 훈련에 참가했다. 외야에서 캐치볼도 하고, 라이브 배팅에서 공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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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면 한 달 사이에 두 번이나 1군-2군 캠프를 오락가락한 것이다. 분명한 건 김 감독이 모건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이대로는 안돼!' 라거나 '지금처럼 하면 안쓴다'는 뜻이 강하게 담겨 있다. 사실 지난달 고치 캠프에서 서산 2군캠프로 보낼때의 배경도 이와 같았다. 우선적으로 몸상태가 완전치 않은 점도 있었지만, 모건의 훈련태도 역시 김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김 감독은 당시 모건의 2군행에 대해 "아직 팀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개인 훈련만 해 온 탓에 모건이 '단체 문화'에 익숙치 않았던 면을 꼬집는 말이다. '하나의 팀'과 '조직'을 강조하는 김 감독의 입장에서는 한 번쯤 고삐를 틀어쥘 필요가 있었다.
오키나와에서 나온 두 번째 '2군행' 통보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듯 하다. 몸상태를 끌어올리기에 사실 오키나와만큼 좋은 곳도 없다. 기후가 따뜻하고, 1군 트레이닝 코치진도 전부 모여있다. 턱골절상을 입은 정근우가 오키나와로 들어와 재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결국 모건의 2군행은 몸상태가 제대로 안갖춰진 것도 맞지만, 아직 훈련문화에 익숙치 않은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