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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조동찬 "기회보다는 가족을 택했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1-30 11:02


삼성 라이온즈 조동찬은 지난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이적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분류됐었다. 삼성이 좋은 팀이긴 하지만 자신의 뛸 자리가 없었다. 주 포지션이었던 2루수는 외국인 타자가 나바로가 있고, 3루수엔 박석민, 유격수엔 김상수가 있다. 조동찬이 삼성에 남으면 사실상 백업을 해야하고 주전들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빠질 때를 노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동찬은 총액 28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씩)에 4년간 FA 계약을 하며 삼성에 남았다. 형인 조동화도 FA여서 형제가 한 팀에서 만날까도 관심이었지만 조동화도 원소속팀인 SK에 남았다.

조동찬은 "옮길 가능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시장에 나가면 좋은 제안을 받고 주전으로 나갈 수 있는 팀이 있을 것이고, 형과도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삼성의 대우가 나쁘지 않았다"라고 했다. 금액면에서 충분히 만족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선수라면 주전으로 나가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을 터. 가족이 대구에 남게 했다. 부인 김하연씨와 1남1녀를 두고 있었던 조동찬은 지난 9일 셋째딸 서우양이 태어났다. 조동찬은 "대구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데 가족들을 낯선 곳에서 새롭게 출발하라고 하기가 힘들었다"며 "나는 야구를 하면 되지만 가족들은 그 새로운 지역에서 살아야 한다. 애가 셋이나 되는데 와이프가 힘들지 않겠나"라고 했다.

FA 계약한 뒤 일찌감치 짐을 싸서 괌으로 왔다. 지난해 12월6일에 왔으니 40일 먼저 괌으로 온 셈. "유난 떠는 것처럼 보이는것 같아서"라며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떠났다. 아내의 출산 때문에 열흘 정도 국내에 머물다가 다시 괌으로 떠났으니 괌에서는 약 한달 정도 개인 훈련을 했었다.

노력을 하고 있지만 출발은 백업이다. 조동찬은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지금으로선 어떤 역할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내야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할 수 있는, 웬만한 팀에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백업으로 있다는 것은 그만큼 팀이 탄탄하다는 뜻이다. 조동찬이 뒤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기에 주전들이 나태할 수도 없다. 조동찬의 존재는 144경기 체제로 치러지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더욱 크게 부각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삼성 선수들이 괌 전훈 7일째 훈련을 했다. 22일 괌 레오팰리스 리조트 훈련장에서 조동찬이 테니스공을 이용한 외야수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오후 5시부터 시작된 훈련에서 야수들과 투수들이 서로 포지션을 바꿔 수비훈련을 했고, 외야수와 내야수도 서로 위치를 바꿔 수비훈련을 하는 이색 풍경이 벌어졌다.

삼성은 1차 전훈지인 괌에서 2월 1일까지 체력과 전술 훈련을 할 예정이다. 2월 2일 일시 귀국해 가족과 하루를 쉰 후 2월 4일 다시 2차 전훈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재출국한다. 선수단은 3월 4일 귀국할 예정이다.
괌=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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