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조동찬은 지난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이적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분류됐었다. 삼성이 좋은 팀이긴 하지만 자신의 뛸 자리가 없었다. 주 포지션이었던 2루수는 외국인 타자가 나바로가 있고, 3루수엔 박석민, 유격수엔 김상수가 있다. 조동찬이 삼성에 남으면 사실상 백업을 해야하고 주전들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빠질 때를 노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선수라면 주전으로 나가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을 터. 가족이 대구에 남게 했다. 부인 김하연씨와 1남1녀를 두고 있었던 조동찬은 지난 9일 셋째딸 서우양이 태어났다. 조동찬은 "대구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데 가족들을 낯선 곳에서 새롭게 출발하라고 하기가 힘들었다"며 "나는 야구를 하면 되지만 가족들은 그 새로운 지역에서 살아야 한다. 애가 셋이나 되는데 와이프가 힘들지 않겠나"라고 했다.
FA 계약한 뒤 일찌감치 짐을 싸서 괌으로 왔다. 지난해 12월6일에 왔으니 40일 먼저 괌으로 온 셈. "유난 떠는 것처럼 보이는것 같아서"라며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떠났다. 아내의 출산 때문에 열흘 정도 국내에 머물다가 다시 괌으로 떠났으니 괌에서는 약 한달 정도 개인 훈련을 했었다.
내야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할 수 있는, 웬만한 팀에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백업으로 있다는 것은 그만큼 팀이 탄탄하다는 뜻이다. 조동찬이 뒤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기에 주전들이 나태할 수도 없다. 조동찬의 존재는 144경기 체제로 치러지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더욱 크게 부각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