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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스틴슨 KIA행, 윤석민-테임즈와 얽힌 사연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1-29 08:06


KIA의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모든 마이너리그 투수들의 꿈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이다. 그 좁은 문을 통과하려면 실력뿐만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한다. 요즘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경계선에 있는 투수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올시즌 KIA 타이거즈가 영입한 우완투수 조쉬 스틴슨(27). 2011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틴슨은 2012년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었다.

기록을 보면 화려하다고 볼 수 없다. 메이저리그 통산 39경기에 등판해 2패-평균자책점 4.47를 기록했다.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승격을 노렸다. 마이너리그 통산 267경기 등판 53승60패-평균자책점 4.09.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8경기에 나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6.23, 트리플 A 노포크 타이즈 소속으로 5승5패-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가 처음이지만 스틴슨에게 한국은 그리 낯설지 않았을 것 같다. KIA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볼티모어와 계약한 윤석민 덕분이다. 둘은 지난해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 A팀인 노포크에서 함께 뛰었다.

스틴슨은 지난해 시즌 중에 마이너리그행이 결정된 후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일단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나서기로 결정한 것이다. 윤석민과의 친분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스틴슨은 "한국행을 결정하고 윤석민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식당에 함께 가서 고기를 구워먹고, 갈비와 김치를 맛봤다. 소주도 마시면서 친해졌다"고 했다.

물론, 윤석민을 통해 한국문화, 한국야구 스타일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스틴슨은 "윤석민이 한국야구는 훈련량이 많고, 반복 훈련을 중요시한다고 말했줬다"고 했다. 간접적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하고 한국에 건너온 셈이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성공하려면 문화적인 적응이 중요한데, 미리 경험을 한 셈이다.


윤석민이 전수해 준 성공의 키포인트가 있었다. 스틴슨은 "윤석민이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몸쪽 공을 잘 던져야 한다는 얘기를 해줬다"고 했다. 그리고 스틴슨은 미국에서 만난 한국인 동료가 뛰었던 팀 타이거즈의 일원이 됐다.

한국 야구와 간접적인 인연은 또 있다. NC 다이노스 4번 타자 에릭 테임즈와 2013년 한팀에서 뛰었다. 스틴슨은 "KIA와 계약에 앞서 테임즈에게 한국 야구에 물어봤더니 정말 좋다며 추천했다. 지난해 40홈런을 때렸으니 좋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또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2013년에 한국야구를 경험한 J.D. 마틴에게도 물어봤단다. 마틴도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며 한국행을 추천했다고 한다. 마틴 또한 지난해 말 한화와 계약했다.

이대진 KIA 투수 코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에 몸을 잘 만들어 놓았다. 지금 불펜 피칭을 하는 중인데 전혀 문제가 없다. 27일에 직구 위주로 약 30개의 불펜 피칭을 했다"고 했다.

최근 몇 년 간 외국인 투수 덕을 보지 못한 KIA다. 외국인 마무리 시험까지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만큼 새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 스틴슨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 코치는 "스틴슨이 구위는 메이저리그급이다. 다만 컨트롤과 기복이 있는 게 문제인데, 앞으로 얼마나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이 코치는 "스틴슨은 아직 어리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조언해주고, 이를 고쳐가면 한국형 용병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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