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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야심작 린드블럼, 대박? 쪽박?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1-26 08:15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28). 린드블럼이 롯데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오프시즌 2015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줄 투수로 린드블럼을 뽑았다. 영입 당시 총액 9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데뷔 첫 해 연봉 만으로도 현 외국인 선수 최고 수준. 여기에 원소속구단이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엄청난 이적료를 지불했기에 롯데의 정성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그만큼, 롯데는 린드블럼이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처럼 확실한 우완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1m95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직구가 주무기인 투수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일단 기대감을 갖게하는 사례. 한국과 새 팀 적응에 대한 열의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경력으로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뛴 선수들 중 최고 수준.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한국 야구를 한 수 아래로 평가할 수도 있다. 이런 선수들은 보통 한국과 한국 문화에도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또박또박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린드블럼은 하루에 네 단어씩 한글 단어를 외우고 있다. 단순히 단어를 익히는게 아니라 자음과 모음을 나눠 익히는 심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유창하게 말을 하겠다는게 아니라, 우리팀 라인업과 상대팀 라인업은 스스로 읽고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는게 린드블럼의 생각이다.

물론 야구선수, 특히 외국인 선수는 더더욱 야구를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아무리 한국말을 잘하고 친숙해도 야구를 못하면 끝이다. 다만,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있다고 평가받는 젊은 외국인 투수가 새 문화에 적응하려는 모습은 야구까지 잘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그동안 많은 사례가 있었다. 아무리 이름값이 높아도 한국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실패하는 케이스가 더 많았다.

우려는 야구다. 선발로 한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이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좋은 공을 던져도 빅리그에 콜업되면 불펜으로 도는 루트를 반복한 선수다. 2011, 2012 시즌 빅리그에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2013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뛰긴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반 다시 빅리그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고 발꿈치에 타구를 맞는 불의의 부상으로 7월부터 공을 거의 던지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한국행을 선택하게 한 결정적 변수. 다시 말해, 한시즌 동안 선발로 꾸준히 던질 힘이 있느냐가 문제다. 린드블럼 본인은 이에 대해 "한 시즌을 선발투수로 온전히 책임지기 위해 러닝과 웨이트에 집중하고 있다. 중간투수는 10~20개 투구를 하지만 선발투수는 100~120개를 던져야 한다. 꾸준히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인도 아직은 풀타임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온전한 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구위도 중요하다. 린드블럼은 강속구 투수의 이미지가 있다. 불펜으로 등판할 시 150km가 넘는 위력적인 직구를 뿌렸기 때문. 하지만 선발로 던질 때는 구속이 140km 중반대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 등판 때는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많이 섞는데 직구에 비해 변화구 위력이 조금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끈질긴 한국 타자들에 고전을 할 가능성도 있다.

린드블럼은 "나는 제구와 힘에 장점이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특히, 빠른 볼카운트에서 공격적인 승부를 하고 볼넷 허용률이 적다. 이게 내가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과연 롯데의 야심찬 린드블럼 카드가 대박이 될까, 아니면 쪽박이 될까. 이에 따라 롯데의 운명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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