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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필승조의 진화, 윤지웅에 달렸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01-23 11:09 | 최종수정 2015-01-23 11:09



2014시즌은 윤지웅이 LG 소속으로 치른 첫 시즌이었습니다. 2011년 넥센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시즌 종료 후 경찰청 복무가 확정된 상황에서 LG 이적이 결정되었습니다. FA 이택근의 보상선수로 데뷔 1년 만에 팀을 옮긴 것입니다.

윤지웅이 LG 선수로 뛸 수 있을 때까지 2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경찰청 소속이던 2012년에는 13승으로 퓨처스 북부리그의 다승왕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014시즌을 앞두고 그가 전역하자 LG는 상당한 기대를 걸었습니다. 리그에 귀한 좌완 투수로서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희망했습니다. 윤지웅은 36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습니다. LG의 필승계투조가 리그 최강으로 자리 잡는데 그가 일조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운 지표입니다.

LG 필승계투조의 좌완 투수 중 윤지웅은 세 번째 옵션이었습니다. 첫째가 마무리 봉중근, 둘째가 파이어볼러로 재탄생한 셋업맨 신재웅이었습니다. 봉중근이 9회 1이닝 매조지에 전념했다면 신재웅은 우타자까지 상대하며 긴 이닝을 소화했습니다. 봉중근은 구속보다는 제구력을 앞세우는 반면 신재웅은 15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윽박질렀습니다.

윤지웅은 직구 140km/h대 초반 위주로 형성되어 구속으로 승부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구가 정교하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구속을 의식해 강하게 던지려다 제구가 흔들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좌완 원 포인트 릴리프로 등판하는 일이 많았지만 그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19로 좋지 않았습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12보다 1할 이상이 높았습니다. LG 필승계투조의 면면 중 가장 적은 36이닝 소화에 그친 이유이기도 합니다.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등판했다 루상에 주자를 남겨놓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윤지웅은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되었습니다.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류제국이 사구로 인해 갑자기 퇴장 당하자 5회말 구원 등판해 0.2이닝 무실점으로 행운의 승리 투수로 기록되었습니다. 하지만 좌타자가 많지 않은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그의 팀 내 비중이 아직 확고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2015시즌 LG의 선발 투수진은 우완 일색이 될 전망입니다. 외국인 콤비 루카스와 소사, 재활을 마치고 복귀할 류제국과 우규민 모두 오른손 투수입니다. 좌완 윤지웅은 이들의 뒤를 받치며 필승계투조의 첫머리를 장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가 허리를 책임진다면 LG의 마운드는 더욱 탄탄해집니다.


윤지웅은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있는 투수입니다. 아직 미완인 구속과 제구 둘 중 최소한 하나를 확실히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LG 필승계투조의 진화는 그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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