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스케줄표를 보면 생뚱맞은 일정이 하나 눈에 띈다.
왜 굳이 산책을 일정표에 넣었을까.
선수들에게 아침식사를 하게 하려는 코칭스태프의 꾀다. 선수들은 대부분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즌 때는 밤 늦게 취침을 해 오전 늦게 일어나는 생활이 익숙해져 있어 오전부터 이뤄지는 전지훈련 스케줄에 따르는게 쉽지 않다. 스케줄표에 그냥 조식만 써있다면 선수들이 예전 습관처럼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오전부터 훈련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훈련을 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선수들이 힘을 내지 못해 훈련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을 수 있는 것. 특히 1월의 괌은 최저기온이 섭씨 20도 이상이고 낮에는 30도까지 오르는 더운 날씨다. 체력이 필수고 아침식사를 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
다행인 것은 고참들부터 모두 이 스케줄을 다 따른다는 점이다. 베테랑들이 식사를 거르고 나오거나 하면 아무래도 전체적인 조직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은 불혹의 나이가 된 이승엽 임창용부터 신인 선수들까지 모두가 일찍 일어나 천천히 호숫가를 걸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선수들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훈련을 할 수있도록한 작은 배려가 눈에 띄는 아침 산책 시간이다.
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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