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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박병호(29)의 메이저리그 도전 얘기가 나온다. 팀동료 강정호의 피츠버그 입단이 도화선이 됐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립서비스(?)'에 장밋빛 전망이 어우러진다. 과연 박병호는 '제2의 강정호'가 될 수 있을까. 박병호 본인도 올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어하고, 넥센 역시 일찌감치 '박병호 밀어주기'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입성엔 몇 가지 선결과제가 있다. 현재로선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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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반부터 스카우트 전쟁이 본격화되면 여러가지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 박병호의 '목동 편식'도 그냥 지나칠 문제는 아니다. 박병호는 지난해 목동에서만 35개의 홈런을 때렸다. 전체홈런(52개)의 67%에 달한다.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를 감안하면 대여섯 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타구장에서도 홈런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도드라지는 수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강정호는 지난해 40홈런 중 21개를 목동에서 때렸다. 한국인이나 미국인이나 한눈에 봐도 목동구장은 좁아보인다.
여러 관심 선수를 리스트업하는 과정에선 가능성 있는 선수에게 '넓고 가벼운'시선을 주지만 일단 영입대상이 되면 달라진다. 선수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소속팀에서의 활약 가능성을 꼼꼼하게 저울질한다. 국내 구단과 메이저리그가 크게 다르지 않다. 작은 변수까지도 고려하게 된다. 당초 강정호에게 관심을 가졌던 메이저리그 팀들 역시 막판에는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미래는 알 수 없다. 박병호가 올해말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도전장을 던진다고 감안할 때 상황을 크게 뒤흔들 요소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박병호의 올해 성적이다. 지난해보다 더 잘한다면 비교레벨을 달리해 메이저리그 거포들과의 생존경쟁으로 체급을 올릴 수 있다. 두번째는 강정호의 대성공이다. 강정호가 잘 닦아놓은 길은 박병호에게 큰 도움이다. 세번째는 넥센 구단의 특수성이다. 선수의 장래를 위하는 넥센이지만 자금사정이 좋진 않다. 해외진출 자격을 갖춘 선수라 할지라도 일본은 포스팅비를 받을 수 없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가 아니면 일본으로 보내줄 가능성은 낮다. 또 메이저리그 포스팅 금액이 아주 적을 경우 박병호를 붙잡을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