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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이 주목한 '이글스의 미래', 과연 누굴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1-21 07:09


한화 이글스가 19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2015 스프링캠프를 펼치고 있다. 오윤, 강경학, 전현태가 배팅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46명, 총 69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후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고치(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9/

"저 아이들이 바로 한화의 미래야."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는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 벌써 몇 번째 스윙일까. 300번? 400번? 별로 의미가 없다. 숫자를 세는 걸 잊은 지 이미 오래. 머릿 속에는 오로지 '완벽한 스윙'만 남았고, 눈에는 쉴 새없이 떠오르는 하얀 공만 보인다. 그 공을 노려보는 눈에는 '독기'가 잔뜩 서려있다.

한화 이글스의 고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야수진의 훈련은 대략 '오전-수비, 오후-타격'으로 나뉜다. 세부 프로그램은 매일 전날 밤 김성근(73) 감독에 의해 조정되지만,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일단 오전에는 다양한 형태의 수비 훈련을 한 뒤에 점심을 먹은 이후 타격 훈련이 이어진다.

그리고 오후 늦게부터 메인 훈련장인 시영야구장의 그라운드에서는 '500구 타격훈련'이 이어진다. 주로 신진급 선수들이 대상이다. 오후 3시반 정도부터 약 2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공을 친다. 코치들이 토스로 공을 띄우기도하고, 배팅볼을 직접 던져주거나, 배팅볼 머신을 이용한다. 그렇게 해서 동시에 6~7명의 타자들이 한꺼번에 배트를 휘두를 수 있다. 선수마다 보통 5개의 볼박스를 비워낸다. 한 박스당 대략 100개의 공이 들어있어 '500구 타격'이라 부를 수 있다.


한화 이글스가 19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2015 스프링캠프를 펼치고 있다. 오윤, 김회성, 강경학이 배팅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는 2015 전지훈련을 3월 3일까지 48일 동안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실시한다. 김성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23명과 주장 김태균을 포함해 선수 46명, 총 69명의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후 2월15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고친다 구장에서 3월3일까지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고치(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1.19/
김 감독은 이 '500구 타격훈련'을 보통 3시반에서 4시쯤부터 지켜본다. 이때가 바로 김 감독의 점심시간이다. 오전부터 불펜에서 투수들을 지도한 뒤 그때가 돼서야 혼자 도시락을 먹으며 선수들의 배팅 훈련을 지켜보는 것이다.

한창 선수들의 스윙을 지켜보던 김 감독이 문득 이런 말을 했다. "이제야 자기 속으로 들어갔구나." 이게 무슨 의미일까. 김 감독의 시선 끝을 쫓았다. 오 윤(34)과 김회성(30) 강경학(23) 등이 상기된 얼굴로 열심히 배트를 돌리고 있었다. 그제야 김 감독이 한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선수들의 눈빛은 독했다. 옆에서 누가 불러도 모를 정도의 집중력이 느껴진다. 오로지 눈앞에 보이는 공을 정확히 맞히겠다는 의지가 독한 눈빛에 담겨 있었다. '몰입'의 경지에 들어선 것이다.

김 감독의 설명이 뒤따랐다. "훈련이라고 하는 거는 저렇게 집중해서 해야 하는 거다. 예전같았으면 조금 치고나서 물 마신다고 돌아다니고, 옆사람 돌아보고 했을텐데. 그런 모습이 전혀 안보이지 않나. 이제 조금 기대가 된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저기에서 연습하는 아이들이 바로 한화 이글스의 미래, 다음세대들이다. 저 아이들이 제대로 커줘야 한화라는 팀의 미래가 강해진다"며 차세대 기대주들을 기대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가 언급한 '한화의 미래들'은 앞서 독하게 스윙을 하던 오 윤과 김회성, 강경학. 여기에 황선일과 오준혁의 이름도 함께 언급됐다.


김 감독이 이렇게 선수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기대가 된다"고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잠재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완성'이라는 건 아니다. 이제 막 자세가 만들어졌을 뿐이다. 지금 이상의 노력과 집중력으로 기량의 수준 자체를 한 차원 더 끌어올려야 한다.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시대는 그래야 열릴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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