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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복과 김유영이라는 미완의 대기들이 부산팬들을 다시 설레게 할 수 있을까.
이 관점에서 보면 롯데는 위험할 수 있다. 마운드의 힘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 진짜 문제는 선발. 외국인 선수 2명과 송승준 외에 믿음을 줄 만한 선발 카드가 없다. 이종운 감독은 "어떻게든 만들겠다. 처음 몇 경기 부진해도 계속 기회를 줘서 키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불펜도 안심은 못한다. 선수들의 이름값은 훌륭하지만 점점 내구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희망을 품게하는 신진 세력들이 있다. 매년 기회를 얻었지만, 반짝 활약에 그쳤던 유망주들이 아닌 진짜 참신한 이름들이다. 선발진에는 이인복, 불펜진에는 김유영이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두 사람은 2013년 롯데에 입단한 입단 동기. 이인복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대졸이고, 김유영은 경남고 출신의 고졸 선수다. 지명 순서는 김유영이 앞섰다. 김유영이 1차 우선지명의 영광을 안았고, 이인복은 2차 2라운드에 뽑혔다. 이인복은 지난해 1군경기 단 3게임에 나선 게 전부다. 김유영 역시 지난해 5경기 출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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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은 좌완으로 불펜의 활력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유영은 팀 선배 손아섭의 적극 추천을 받았다. 손아섭은 비시즌 동안 김유영의 훈련을 알뜰살뜰 챙겼다. 손아섭은 "정말 열심히 하는 후배다. 어떻게라도 도와주고 싶었다"고 했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공에 힘이 있고, 싸울 줄 안다는 평가. 직접 공을 지켜본 손아섭의 말이니 신뢰도도 어느 정도 확보됐다. 투구폼이 워낙 안정적이어서 제구가 좋다. 강영식과 이명우의 좌완 불펜 라인이 휘청이면 즉시 대체 가능한 요원이다. 본인의 의욕도 좋다. 주형광(현 코치)-장원준(현 두산 베어스)의 좌완 계보를 잇겠다며 등번호도 본인의 요청으로 28번으로 바꿨다.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한 여러 좋은 요인들이 있지만, 기대치 않았던 신인급 선수가 깜짝 활약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롯데는 2010년 이재곤, 김수완(현 두산) '혜성 콤비'의 등장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등 재미를 본 기억이 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은 신인급 투수들이지만, 겁 없이 도전해 사고를 칠 수도 있다. 두 사람의 반란을 기대해보자.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