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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외국인 발굴시스템, 뛰는 몸값 못 쫓는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5-01-19 09:23


LG 트윈스가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의 글렌데일 다저스 스프링캠프장에서 전지훈련에 임했다. LG의 새로운 용병 투구 루카스 하렐(왼쪽)과 헨리 소사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19

지난해 한국야구 머니게임은 FA와 외국인선수가 주도했다. 80억원대를 넘긴 FA, 연봉상한 철폐 뒤 몸값이 150만달러(두산 니퍼트)까지 뛴 외국인선수. 이중 '뽑기 운'으로 따지면 외국인선수가 몇 수 위다. 데려오고,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개막을 하더라도 남길지 보낼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추천한 스카우트도, OK사인을 한 감독도, 금고를 연 구단수뇌부도 한국야구 적응에 성공하길 두손 모아 빌 뿐이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후 18시즌째를 맞았지만 외국인선수 선발시스템의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천정부지로 뛰는 몸값, 갈수록 커지는 팀내 역할을 감안하면 구체적이고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10개구단의 외국인 발굴하기 작전은 대동소이다. 전담(겸임도 있다)하는 스카우트 직원이 있고, 인터넷 등으로 가능성 있는 후보 수십명을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볼만하다 싶은 선수는 스카우트 직원이나 코칭스태프 일원이 직접 미국이나 중남미로 넘어가 플레이를 본다. 에이전트 등이 건네는 경기 모습도 참고사항이다. IT기술의 발달로 수고스러움은 다소 덜었지만 더 나은 판단을 위한 극비정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기밀사항이다. 현지 상주직원은 10개 구단 모두 없다.


◇올시즌 새롭게 두산에 입단한 잭 루츠가 동료들과 함께 수비 훈련에 임하고 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17
롯데는 최근 2010년부터 3시즌 동안 외국인투수로 활약한 사도스키를 해외 스카우트 코치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사도스키는 미국에 상주하며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고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업무 협력 등을 지원한다. 롯데 외국인선수들의 팀내 적응도 돕는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사도스키는 한국말이 유창하고 한글도 잘 쓴다. 미국의 에이전트 컨설팅 회사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 SK가 넥센에서 활약했던 브랜든 나이트를 해외 스카우트로 영입하기도 했지만(올해는 활용하지 않는다) 코치는 아니었다.

롯데 관게자는 "외국인선수 시장이 커지다 보니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했다. 출장을 가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사도스키 코치는 지속적으로 미국야구를 지켜볼 수 있고, 한국야구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롯데만의 차선책이다.

한국보다 외국인선수가 훨씬 많은 일본(외국인선수 보유 제한없고, 등록은 4명까지)은 대부분 구단이 직원을 미국에 파견해 일년 내내 지속적인 관찰과 정보수집을 한다.

한국 프로야구는 각 구단이 똑같은 시기에 비슷하게 움직인다. SK는 스카우트팀을 정기적으로 미국에 보낸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인스트럭터로 방문하는 뉴욕메츠 마이너리그 투수 코디네이터인 가이 컨티도 선수선발에 도움을 준다. 이번에 타자 앤드류 브라운 영입 때도 덕을 봤다. 투수 메릴 켈리는 조 알바레스 주루코치가 탬파베이 시절 본 적이 있어 추천했다.

한화는 스카우트 담당자가 연간 3회 정도 장기체류하며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 등에서 선수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모건의 경우 김성근 감독이 일본내 인맥을 통해 영입에 힘을 실어줬다. LG도 필요할때마다 스카우트 담당자를 파견한다. 주로 거래하는 외국인 에이전트도 있다.


넥센은 평소 리스트업 된 선수들을 필요하면 현지로 출장가 체크한다. 두산은 도미니카 윈터리그나 트리플A,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등 이슈가 있을때마다 직원을 파견한다.

현실적으로 10개 구단의 선수 리스트업은 늘 겹친다. 메이저 40인 리스트에 빠지거나 웨이버 공시 되는 시기와 타이밍이 선수를 데려오는 데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를 잘 잡는 것이 노하우다. 두산은 이런 방식을 통해 니퍼트를 12월에 발굴했다.

하지만 돈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 A구단은 외국인선수 시장에선 최고 큰 손으로 통한다. 늘 봄이 되면 몇몇 구단에선 "A구단의 자금력에 밀려 협상중이던 선수를 놓쳤다"는 볼멘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팀에 몸담고 활약하고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경우도 잦아졌다. 해당팀, 에이전트와 이적료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국제비즈니스에 능통한 전문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외국인 최고 몸값 두산 니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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