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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좋아졌네. (홈런)30개는 그냥 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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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오후 4시10분까지 약 1시간30분 동안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이끌었다. 수시로 일대일 지도를 하면서 전체적인 선수들의 타격 밸런스를 조정해줬다. 김 감독이 직접 도입한 '쇠망치(해머) 내리치기' 훈련도 실시했다. 전반적인 상태 체크와 보완점 지적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김 감독은 다시 그라운드로 나가 타자들의 잘못된 폼을 일일히 수정해줬다. 모든 지도를 마친 김 감독의 표정은 비교적 만족스러워보였다. 이유가 있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김태균의 타격폼이 예상보다 한층 더 잘 만들어졌기 때문. 김 감독은 "이전에 비해 타격폼이 한층 경쾌해졌다. 몸이 젖혀지지 않고, 힘이 제대로 실리기 때문에 타구의 질이 매우 좋아졌다. 이런 폼이 계속 유지된다면 홈런 30개는 그냥 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례적인 칭찬이다. 지난 15일 고치 스프링캠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김 감독은 선수들의 준비가 기대에 못 미친다며 아쉬워했다. "개막전까지 제대로 만들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균이 그런 감독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준 것이다. 김태균의 뛰어난 준비상태는 이미 훈련 초반 김정준 전력분석코치의 눈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김태균에게 거는 기대가 대단히 크다.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때 직접 주장으로 임명하며 "30홈런-100타점을 해줘야 한다"는 기대치까지 제시했다.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어찌보면 부담스러운 주문일 수 있다. 그러나 김태균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주장이자 4번타자로서 목표 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12월 한 달간 사이판에서 개인 훈련을 충실히 소화했다. 훈련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외부 연락도 대부분 차단할 정도였다. 그 성과는 고치 캠프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노력은 거짓을 모른다. 한 만큼 나타나는 게 바로 진짜 실력이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