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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왜 노경은은 두산의 강력한 마무리 후보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01-14 08:03


SK와 두산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노경은이 9회 동점 상황에서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10.16/

15일 애리조나로 출발하는 두산. 전지훈련의 가장 큰 숙제는 '마무리 투수의 확정'이다.

아직 시간은 있지만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두산 입장에서 마무리 투수는 딜레마다. 지난해 활약했던 이용찬은 군 입대를 결정했다. 비어있는 상황이다.

두산 김태형 신임 감독은 "마무리가 강하면 중간계투진은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효과가 생긴다"고 했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라는 의미다.

현재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 특히 확실한 필승계투조와 클로저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이 꼽은 세 명의 마무리 후보는 노경은 이현승 이재우다.

사실 세 선수 모두 확실한 카드는 아니다. 김 감독은 "타자를 상대할 때 밀리지 않는 구위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마무리 조건을 밝혔다. 즉, 위력적인 구위가 있는 투수가 마무리로 적합하다는 의미. 일반적인 개념과 다르지 않다.

빠른 공을 던지거나 확실한 주무기가 있는 투수가 마무리로서 적합하다. 절체절명의 순간 1점도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삼진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이 필요하고, 블론 세이브 이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강한 마인드도 있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냉정하게 보면 두산 투수들 중 마무리에 적합한 투수는 찾기 어렵다. 김 감독은 "실제 우리 투수진에서 확실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투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게 스프링캠프에서 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마무리 투수는 꼭 정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가능성있는 카드는 노경은이다.

그는 장, 단점이 명확한 투수다. 만년 유망주였던 그의 잠재력은 2012년 폭발했다. 선발과 중간계투로 나서 12승6패 7홀드, 평균 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신데렐라같은 활약이었다. 이듬해 10승10패를 기록했지만, 평균 자책점 3.84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180⅓이닝을 소화하면 완벽한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을 꿰차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3승15패, 평균 자책점 9.03을 기록했다.

그의 구위는 매력적이다. 150㎞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140㎞대 안팎의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 커브의 각도 예리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제구력이다. 원래 컨트롤 자체는 좋지 않았던 노경은은 공의 위력으로 약점을 극복하는 투구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급격히 흔들리면서 볼넷으로 주자를 모은 뒤 결정적인 순간 상대의 노려치기로 대량실점을 허용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즉, 공의 구위 측면에서 노경은은 마무리로 적합하다. 중간계투로 던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경기 중간에 나서는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문제는 마운드에서 안정감이다. 제구력과 함께 위기대처능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일단 김 감독의 의중에는 노경은이 강력한 마무리 후보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이현승과 이재우의 경우, 마운드에서 안정감은 있지만 타자를 압도할 순 없다.

제구력과 마인드는 극복 가능한 요소지만, 구위는 단시간에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다.

김 감독은 "일단 첫 타자가 스윙을 해도 정타가 아닌 파울로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구위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노경은이 마무리 투수에 가장 가까운 게 사실"이라며 "물론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노경은은 제구력 등 세부적인 약점이 있다. 그 부분은 노경은 스스로가 스프링캠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과연 노경은이 두산의 새로운 마무리가 될 수 있을까. 두산의 스프링캠프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이유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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