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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vs류현진, 메이저 맞대결 시나리오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01-13 12:16


동갑내기 거물들의 전쟁, 메이저리그에서


21일 넥센 히어로즈 강정호가 목동구장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임했다. KBO는 20일 MLB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최고 입찰액을 통보 받아 넥센에 전달했고, 넥센은 이를 받아들였다. 강정호의 포스팅 최고 입찰액은 500만2015달러다. 강정호는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메이저리그 구단과 본격적인 협상을 펼칠 예정이다. 목동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강정호.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12.21
한국 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거 야수 1호 탄생이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러츠 입단이 사실상 확정됐다. ESPN 등 외신에서는 '4년-1600만달러(약 176억원)'라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까지 언급되는 상황. 간단한 메디컬테스트를 마치고, 도장 찍는 일만 남았다. 강정호의 오랜 꿈은 이뤄졌다.

이제는 강정호가 과연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성공을 향한 강정호의 의지와 성실함은 이미 국내 무대에서 충분히 입증됐다. 이것이 과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강정호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내 팬은 물론, 미국 현지와 일본에서도 큰 주목을 끌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출신 내야수들이 그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강정호에게 거는 기대가 큰 까닭.


'코리안몬스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3연속 퀄리티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2승을 챙겼다. LA다저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했다. 류현진은 6이닝 6안타 9삼진 3실점 했으며, 타석에서도 3타수 3안타를 선보이는 맹활약 끝에 승리 투수가 됐다. 3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밝게 웃고 있는 류현진.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4.14
특히나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있다. 바로 동갑내기 절친인 류현진(LA다저스)과의 맞대결이 어떻게 펼쳐질까 하는 것이다. 두 선수가 모두 내셔널리그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지구(피츠버그-중부, LA다저스-서부)는 서로 달라도 리그가 같기 때문에 맞대결이 준비돼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경기일정으로 살펴보면 피츠버그와 LA다저스는 정규시즌에 총 6번 대결한다. 첫 대결은 8월이다. 8월8일(한국시각)부터 먼저 피츠버그 홈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 류현진과 강정호의 정규리그 첫 만남은 여기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선발 로테이션 일정을 따져봐야하겠지만, 팀의 붙박이 3선발인 류현진이 원정 3연정 중에 등판할 가능성은 꽤 높다.

또 강정호의 출전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일단 강정호가 매우 좋은 조건(4년-1600만달러)에 계약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입단 첫해부터 중요하게 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계약이다. 시즌 초중반에 큰 부상이나 부진을 겪지 않는다면 8월 엔트리에 강정호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크다. 또 흥행면을 고려해서라도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투타 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두 번째 대결은 9월이다. 이번에는 9월19일부터 LA다저스의 홈구장에서 3연전이 치러진다. 만약 8월과 9월 중에서 한 번만 대결이 이뤄진다면 9월 3연전 중에 성사될 가능성이 더 높다. 엔트리가 늘어나는 시기라서 그렇다. 자칫 강정호가 주전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9월 엔트리 확대 때 다시 빅리그에 올라오는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류현진과의 투타 대결이 성사된다.

특히나 LA는 한인 마켓이 크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타 대결은 대단히 좋은 흥행카드가 아닐 수 없다. 두 선수의 몸이 모두 건강하기만 하다면 9월에는 무조건 성사된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 대결에서는 누가 웃게 될까. 일단은 메이저리그에 먼저 자리를 잡은 류현진에게 유리한 면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국내리그 때도 류현진이 더 강했다. 1987년생 동갑인 강정호와 류현진은 2006년 각각 현대 유니콘스와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에 나란히 입단했다. 이후 두 선수는 2012년까지 총 34번 대결했다. 결과는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강정호는 홈런 1개를 뽑아냈지만, 타율 1할7푼6리(34타수 6안타)로 부진했다. 삼진은 11번이나 당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미국으로 건너가기 바로 전 시즌인 2012년에는 강정호가 서서히 전세를 뒤집어가고 있었다. 첫 홈런도 뽑아냈고, 타율도 3할(10타수3안타)로 끌어올렸다. 사실상 2012년부터 강정호의 잠재력이 만개한 점을 고려하면 2015 메이저리그 맞대결의 승패를 쉽게 속단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치열할 것이고, 그만큼 흥미로울 것이다. 벌써부터 기대만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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