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과 순위 1, 2위의 연봉 인상액, 2위가 더 많다?
롯데 구단의 고과 산정 방식 때문이다. 일종의 기대치에 대한 반납금 형식이 적용돼서다.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가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방식. 롯데도 오래 전부터 이 방식을 사용중이라고 한다.
팀 내부 고과 산정 방식이기에 모든 것을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큰 틀로 설명하면 이렇다. 모든 선수들이 전년 연봉 계약을 마치면, 가상의 반납금이 책정된다. 연봉이 높은 선수는 이 금액이 더욱 높아진다. 예를 들어, 4억원의 손아섭은 25%인 1억원 정도라고 하자. 같은 비율이면 연봉이 적은 선수들의 반남급 액수는 더 줄어든다. 물론, 4억원에서 이 금액을 빼고 선수에게 돈을 지급하는 건 아니다. 이는 고과 산정을 위한 가상의 금액일 뿐이다.
이렇게 모든 선수들의 가상 반납금이 모인다. 구단은 이 반납금 총액을 기반으로 다음해 선수단 인상액을 정한다. 지난해와 같이 팀 성적이 좋지 않았을 경우에는 선수단이 책임감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반납금 총액이 기존 책정된 금액으로 정해진다. 기대치가 높았던 선수들은 그 금액이 크다. 그래서 손아섭이 자신의 고과로 2억원의 인상 요인이 있다고 했을 때, 이 반납금 1억이 차감돼 총 1억의 연봉 인상 금액이 결정되는 것이다. 황재균의 인상 요인이 1억70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황재균의 연봉은 손아섭보다 훨씬 적었기에 반납금 책정 금액이 5000만원으로 더 낮아 최종 인상 금액은 손아섭보다 많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황재균이 지난해 연봉 수직 상승을 한 손아섭의 전철을 밟았다고 보면 된다. 황재균도 고액 연봉자가 됐기에 이제부터는 인상폭을 늘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방식은 팀 성적이 좋을 시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게 한다. 반납금 총액 규모에 구단이 보너스 개념으로 돈을 더해 선수들에게 분배한다. 또, 이는 궁극적으로 고연봉자보다 저연봉자 선수들이 어느정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고연봉 선수들이 기대치에 대한 책임을 지는 개념으로, 그 액수가 기록이 없는 무명 선수들이 어느정도 연봉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