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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장석 대표가 찍은 김민성 "지금 성적으론 안돼"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5-01-12 11:18


"특히 김민성은 심기일전해 그저 그런 선수가 아닌,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5 이상을 기대합니다."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이사의 신년사 중 눈에 띄는 한 마디. 선수들에 대해 거침없이 평가하는 그이지만, 유독 김민성을 콕 집어 원하는 수치까지 언급했다. 왜일까.


LG와 넥센의 201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이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2사 1,3루 넥센 김민성이 LG 류제국의 투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재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기쁨을 나누는 김민성.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31/
이 대표는 김민성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민성은 2013년 128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2리 15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넥센 타선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엔 116경기서 타율 2할9푼2리 12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이 조금 줄어든 것 빼고는 크게 아쉬운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기대치는 이보다 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공식 기록실인 KBreport.com에 따르면, 김민성의 WAR은 1.53이다. 넥센 구단 자체 통계로도 WAR이 약 2.0 정도다.

WAR은 최근 각광받는 세이버 매트릭스로 동일 포지션의 리그 평균치와 비교해 해당 선수가 얼마나 많은 승리를 안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상대 평가가 가능한 수치다.

이 대표는 '그저 그런 선수'라는 말까지 쓰면서 김민성의 분발을 요구했다. WAR은 5까지 끌어올리길 요구했다. 넥센의 중심타선으로서는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또한 강정호의 해외진출 이후엔 주전 3루수 김민성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진다.

넥센 선수들의 WAR은 화려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강정호가 9.42로 리그 최고를 기록했고, 200안타 리드오프 서건창이 7.51, 50홈런 4번타자 박병호가 7.03을 기록했다. 'TOP 3'가 모두 넥센 선수였다. 20승을 올린 밴헤켄이 6.97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이택근이 3.74, 유한준이 2.99로 활약했다. 김민성은 규정타석을 채운 55명의 타자 중 42위에 그쳤다.


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2015년도 시무식이 열렸다. 시무식에 참석한 이장석 대표가 올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넥센은 16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해 애리조나-오키나와를 거치며 전지훈련을 펼친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1.06
김민성도 이장석 대표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는 "대표님이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신지 생각해봤다.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걸 바라시는 것 같다. 타율이든 타점이든, 홈런 개수든 장타율이든, 그리고 팀 기여도든 전체적으로 내게 바라는 게 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적은 그에게도 아쉽기만 했다. 김민성은 "타율도, 홈런도, 타점도 아쉽다. 3할을 칠 수 있었고, 홈런과 타점도 더 기록할 수 있었다"며 "부상 때문에 빠지면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올해는 144경기로 길다 보니 안 다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몸 관리에 신경 쓰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지적한 '성장'에 대한 생각도 분명했다. 김민성은 "나도 느끼고 있는 부분인데, 직접적으로 말씀해주셔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됐다. 대표님이 직접 말씀하셔서 부담도 되지만,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려면 지금 성적 갖고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때 보여준 김민성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다. 혼자 7타점을 쓸어 담으며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썼다. 과연 그의 바람대로, 김민성이 성장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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