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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는 스타가 필요하다. 스타 플레이어 한 명의 플레이, 컨디션 등에 팀 전체 분위기가 좌지우지 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은 누가 뭐라해도 포수 강민호다. 지난해 75억원이라는 거액에 롯데와 FA 계약을 맺었다. 롯데는 희귀 포지션 포수로서의 가치를 인정했다. 야구 뿐 아니다. 팀 간판 스타로서의 대우를 했다. 하지만 부진했다. 타율이 2할 초반대. 그렇게 강민호의 부진 속에 롯데는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부 논란까지 일어나 해체 직전의 분위기까지 갔다. 롯데는 2015년 새출발을 하겠다고 애쓰고 있다. 역으로 결론을 내면 간단하다. 강민호가 살아야 롯데가 살 수 있다. 그런 강민호에게 지나간 2014 시즌, 그리고 다가오는 2015 시즌에 대해 물었다. 강민호는 진심을 다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다른 고액 연봉 선수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될 듯 한다.
곧바로 장원준(두산 베어스)에게 말했다. '다음은 네 차례다. 준비해라'라고.(웃음) 물론, 개인의 의사가 있어야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원준이에게 이왕 할거면 야구족에 기부하고 공헌하자고 말했다.
-야구 얘기를 해보자. 이종운 신임 감독이 자꾸 '강민호 20, 30홈런' 얘기를 한다. 부담되겠다.
정말 솔직히 이제는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다. 지난해, 그리고 그 전 시즌 때는 부담이 엄청났다. 하지만 지난해 많이 힘들었고, 시즌 종료 후 10월부터 곧바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량이 많아서 그랬는제 자신감이 많이 돌아왔다. 빨리 시즌을 맞이했으면 할 정도다.
-지난해 자신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듣고 싶다. 16홈런을 쳤지만, 몸값을 했다고 생각하는가?
(단호한 말투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먹튀(장기 계약 후 부진한 선수들을 일컫는 말)였다. 인정한다. 부담을 느껴서 잘 못했다고 하면 그건 변명일 뿐이다. 인정할건 인정하고. 다시 준비하는게 맞다. 올시즌 확실히 보여드리고 싶다.
-FA 계약을 한 후 애증의 존재가 된 느낌이다. 사랑도 받지만 욕도 많이 먹었다. 힘들지는 않았나.
그동안은 경기장에서 야유 받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팬들의 야유 하나에 마음의 동요가 되더라. 평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거액 계약을 하고 팬들께서 많은 기대를 하셨다. 그런데 성적이 떨어지고 헛스윙 하나에 아쉬운 목소리가 들렸다. '꼭 쳐야한다'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엄청났다. 쫓기고 여유가 없었다. 물론, 아까 말했 듯이 다 핑계일 뿐이지만 말이다.
-강민호가 살아야 롯데가 살 수 있다. 한마디 해달라.
이종운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감독님, 롯데는 저만 잘하면 성적 날 수 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내년 목표 홈런 몇 개 치고 그런 거 없다. 단,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있다. 2년동안 성적이 떨어지자 '이제 강민호도 끝이구나'라고 의심하시는 시선이 늘어난 것 같다. 올해는 사람들의 그런 시선이 틀린 것이라고 증명하는게 목표다.
-공교롭게도 막내 kt 위즈와 개막 2연전에서 맞붙는다. 옛 동료들(김사율 박기혁 용덕한)을 많이 만난다. 개막전에서 옥스프링 공을 칠 수도 있겠다.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아니 재미있을 것 같다. (용)덕한이형과 같이 마스크를 쓰고 대결을 펼치는 것도 기대가 된다. 옥스프링의 너클볼은 10년이 지나도 못칠 것이다.(웃음) 개막전에 kt와의 맞대결이 화제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도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