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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풀린 삼성 선발 주인공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01-11 10:41


드디어 기회가 왔다. 3년만에야 자리가 비었다.

최강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진 얘기다. 시즌을 치를 때 선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팀마다 상대팀에 따라 로테이션을 조금씩 조정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9구단 체제로 휴식기가 있었던 2013년과 지난해엔 로테이션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삼성은 달랐다. 5명의 로테이션이 순서대로 돌았다. 특별히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를 제외하곤 순서대로 등판했다. 언제 누가 등판하는지 예상이 가능했던 팀. 삼성의 선발진은 2년간 사실상 고정이었다.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의 국내 투수 3명과 외국인 투수 2명이 맡았다. 2013년에 삼성의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렸던 선수는 윤성환(27경기) 장원삼 배영수(이상 26경기) 밴덴헐크(24경기) 차우찬(12경기) 로드리게스(11경기) 카리대 김기태(이상 1경기) 등 단 8명에 불과했다. 1경기만 나선 카리대와 김기태를 빼면 사실상 6명으로 선발진을 돌렸다고 볼 수 있다. 차우찬은 초반 밴덴헐크의 합류가 늦어졌을 때와 로드리게스가 중반이후 퇴출됐을 때 임시 선발로 자리를 메웠다.

지난해엔 선발진이 더욱 굳건했다. 윤성환(28경기) 밴덴헐크(25경기) 배영수 장원삼(이상 24경기) 마틴(22경기)의 5명에 초반 마틴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임시 선발로 나왔던 백정현(5경기)까지 6명만이 선발로 나섰다. 삼성이 정규시즌에서 안정되게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선발이 아무 문제 없이 로테이션을 지킨 덕분이었다.

올해는 여러 요인으로 선발진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선발 한축을 맡아왔던 베테랑 배영수가 FA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윤성환과 장원삼에 외국인 투수 피가로와 클로이드의 4명에 1명의 선발이 무조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144경기를 휴식기 없이 치르는 강행군 때문에 6선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선발투수가 추가로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류 감독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시즌 초반엔 6선발 체제로 할 수도 있다"라고 올시즌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일단 5,6선발 후보 중 차우찬이 1순위로 거론된다. 아무래도 풍부한 선발 경험이 장점이다. 2011년에 붙박이 선발로 나서 10승6패를 기록하기도 했었고, 항상 선발자리가 비어 있을 때 차우찬이 메우는 경우가 많았다. 군에서 제대한 정인욱도 유력한 후보중 하나다. 2010년 6경기, 2011년 9경기에 선발등판했던 정인욱은 지난해 상무에서도 10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는 등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은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초반 임시 선발로 나섰던 백정현이나 LA 에인절스에서 뛰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2차지명에서 1순위로 삼성에 온 장필준도 후보로 떠오른다.

이번 선발 경쟁이 중요한 것은 이번 성적에 따라 붙박이 선발의 가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한번 믿음을 준 선수에겐 끝까지 믿어주는 스타일이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큰 부진을 보이지 않는 한 계속 기회를 준다.

시험무대는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다.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마운드에서 보여지는 모습에 따라 선발진의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펼쳐지는 삼성의 선발 경쟁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삼성 최근 4년간 선발투수 ()는 선발등판경기수

2011년=차우찬(24) 윤성환(23) 장원삼(21) 배영수(17) 카도쿠라(16) 매티스(10) 정인욱(9) 저마노(8) 안지만(5)

2012년=배영수(25) 탈보트(25) 장원삼(25) 고든(24) 윤성환(19)차우찬(11) 정인욱(2) 정현욱(1) 김기태(1)

2013년=윤성환(27) 장원삼(26) 배영수(26) 밴덴헐크(24) 차우찬(12)로드리게스(11) 카리대(1) 김기태(1)

2014년=윤성환(28) 밴덴헐크(25) 배영수(24) 장원삼(24) 마틴(22) 백정현(5)


8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차우찬이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sun.com / 201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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