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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화 "이름은 바꿨지만, 내 노력은 그대로"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1-05 08:16



"저는 늘 그래왔듯이 최선을 다할겁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크게 달라질 건 없어요."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이 2015년 밝은 새 해를 보며 힘찬 각오를 밝혔을 것이다. 이제는 베테랑이 된 롯데 자이언츠의 한 선수의 각오는 더욱 남다르다. 이름까지 바꾸며 자신의 야구 인생 전환점을 마련하려 한다. 롯데 이승화(33)가 이우민으로 새출발한다.

이승화. 롯데팬 뿐 아니라 야구를 조금만 관심있게 지켜본 팬이라면 다 알 만한 선수다. 외야 수비 능력만큼은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 발도 빨랐다. 때문에 롯데에 부임했던 모든 감독들이 이승화에 많은 기회를 줬다. 하지만 수비에 비해 약한 타격이 항상 그의 발목을 잡았다. 또 하나.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이 그를 따라 다녔다. 운동을 열심히 안해 준비가 덜 돼 부상을 당했다면 억울하지라도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몸을 내던지다 다쳤다. 당장 지난 2년 두 번의 큰 부상을 당했다. 2013 시즌 도중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을 했다. 2014 시즌에는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차고 좋은 활약을 하다 왼쪽 발목부상을 당해 또 수술대에 올랐다. 이제 발목 치료와 재활을 다 마쳤다. 통증은 없고, 100% 운동 소화가 가능하다.

이우민은 새 이름 뜻에 대해 묻자 "쑥쓰럽다"라고 말하며 "야구선수로 잘 풀리지 않는 모습에 어머니께서 추천해주셨다. 나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개명 신청을 했고, 최근 주민센터에 가 최종 등록을 마쳤다"라고 했다. 이미 롯데에서는 팀 후배 손아섭이 손광민에서 개명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우민으로서는 후배들이 점점 더 많이 치고 올라오는 시점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난 몇년 간 롯데 외야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이우민은 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외야 경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김민하, 하준호 등 새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기존 김문호, 김대우 등도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오해도 있다. 최근 이종운 신임 감독이 중견수 아두치, 우익수 손아섭 구도는 확정을 한 가운데 좌익수 후보로 이승화를 제외한 위의 네 선수 이름 만을 언급했다. 심지어 이우민은 이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우민의 존재를 잊었던 것일까. 이 감독은 "이승화(우민) 만한 외야수가 어디에 있나. 수술 후 재활을 막 마친 상태라 그동안 운동량이 조금 부족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2군도 대만에 가 운동을 하기 때문에 거기서 편안히 몸을 만들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베테랑 투수 정대현 등 다른 운동량이 부족한 선수도 이름값에 관계없이 몸상태에 따라 대만행 통보를 받았다. 배려의 차원이다.

이우민도 낙심하지 않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매년 이승화의 곪아 터진 손바닥 사진을 보는 것은 이제 고정 레퍼토리가 됐다. 그만큼 노력에 있어서는 누구도 이우민을 따라올 수 없다. 그는 "이름은 바뀌었지만, 그동안 열심히 해오던 모습에서는 크게 달리질 건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동안 기회가 많이 주워졌는데 기회를 못살린 건 내 책임이다. 그렇다고 한숨만 쉴 수는 없다. 대만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어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에는 꼭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화, 아니 이우민의 제 2의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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