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그 '1호 야수'에 도전하는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은 얼마일까. 일본을 넘어 아시아 최고액을 받을 수 있을까.
넥센 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27)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이 임박했다. 넥센은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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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포스팅 시점을 윈터미팅 이후로 잡아 포지션 보강이 필요한 구단이 강정호에게 베팅할 환경을 조성했다. 포스팅 준비 과정은 체계적이었고, 선수와 에이전트, 소속팀 넥센간의 관계도 유기적이었다.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불확실한 포스팅 금액, 일본 내야수 넘어 1000만달러 가능?
사실 포스팅 금액은 예측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현지에서도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금액을 예상하는 게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현지 반응을 종합해보면 5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 가량의 포스팅 머니가 예상되고 있다.
강정호는 앞서 포스팅한 김광현과 양현종과는 달리 성공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즌 때부터 전국 단위 매체에서 강정호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또한 ESPN의 칼럼니스트 키스 로는 일찌감치 포스팅 금액으로 최대 1500만달러를 예상했고,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최근 1000만달러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들의 전망을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저명 칼럼니스트들의 입에서 이와 같은 금액이 언급된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기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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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내야수의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투수에 비해 금액이 한참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투수는 무려 5명(포스팅 시스템 개정 전)이 1000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제시받았지만, 야수 중에선 이치로가 유일하다. 내야수는 아예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강정호의 1000만달러설은 다소 부풀려지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심상치 않은 뉴욕 메츠의 관심, 포스팅 금액 올라갈까
유격수 보강을 필요로 하는 뉴욕 메츠의 샌디 앨더슨 단장은 메츠가 강정호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500만달러선에서 찾을 수 있는 유격수가 나올 것"이라며 가격만 맞는다면 강정호나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중인 도리타니 다카시를 영입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포스팅 금액은 선수 영입 총액의 절반 가량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앨더슨 단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250만달러로 기대에 못 미치는 금액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유격수 보강이 필요한 메츠는 강정호의 유력한 행선지 중 하나다. 더 높은 금액을 쓸 가능성이 충분하다. 오히려 비공개 경쟁 입찰인 포스팅에서 패를 숨기려 하는 모습이다.
사실 강정호에 관해선 유독 메츠와 관련된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메츠의 팀내 사정과 연관이 있다. 메츠는 허약한 유격수 포지션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강정호에 대한 관심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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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선 메츠가 새로운 유격수를 구하지 못한다면, 플로레스에게 주전 자리를 줘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플로레스가 주전으로 나서고, 테하다가 뒤를 받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인데, 구단은 둘에게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강정호에게 시선이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정호와 계약할 경우, 류현진을 영입한 LA 다저스처럼 마케팅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뉴욕 역시 LA 못지 않게 교민이 많은 곳이고, 한국 시장에서 직접적인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한다면,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이 기대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뉴욕포스트는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으로 500~10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4년간 2400만달러라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언급했다. 현재 FA 시장에는 스테판 드류, 제드 라우리,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등의 유격수가 남아 있다.
뉴욕포스트 외에 뉴욕데일리뉴스도 15일 500~1500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예상했고, 윈터미팅 결과 강정호 측이 3년간 24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전히 구단 내에서 '유격수' 강정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으로 보인다.
메츠를 비롯해 모든 팀이 강정호에게 올인하는 건 아니다. '보험용' 성격도 있다. 강정호와 소속팀 넥센은 빠르면 20일 최고 응찰액을 확인하게 된다. 과연 어떤 구단이 얼마를 베팅해 강정호와의 독점 교섭권을 가져갈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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