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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의 복귀’ 김동수, LG 선수시절 족적은?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12-04 09:08



LG의 2015년 코칭스태프 보직이 확정되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김동수 2군 감독의 선임입니다. 15년 만의 친정팀 복귀입니다.

서울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포수 김동수는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한 LG 트윈스에 입단했습니다. 고교와 대학 시절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그는 포수 출신 백인천 감독과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였던 명포수 심재원의 지도하에 두드러지게 성장합니다.

이해 정규 시즌 최종전이었던 잠실 OB전에서 김동수는 9회말 끝내기 솔로 홈런을 뿜어내 LG의 1:0 승리와 페넌트레이스 1위를 일궈냈습니다. LG는 작년부터 2년 연속으로 정규 시즌 최종일에 순위가 가려졌는데 1990년에는 정규 시즌 최종일에 페넌트레이스 1위가 확정되어 훨씬 극적이었습니다. 김동수는 LG의 창단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한꺼번에 거머쥐는 겹경사를 누립니다.

이듬해 김동수는 혹독한 2년차 징크스에 빠집니다. 1990년 0.290의 타율 13홈런 6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1991년에는 0.196의 타율 5홈런 24타점으로 부진했습니다. 1991년 11월 제1회 한일슈퍼게임이 개최되었지만 김동수는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한 수 위의 일본을 상대로 한국 대표팀은 포수진에서 심각한 약점을 노출하며 고전했는데 당시 전문가들은 '공수 겸비한 대형 포수 김동수가 건재해 대표팀에 합류했다면…'하며 아쉬움을 곱씹었습니다.

1994년 페넌트레이스에서 독주하고 한국시리즈에서 태평양을 4승 무패로 꺾은 LG의 두 번째 우승 당시에도 주전 포수는 김동수였습니다. 선발진의 정삼흠, 김태원, 이상훈, 인현배와 마무리 김용수를 뒷받침하며 든든하게 안방을 지켰습니다. 김동수는 세 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습니다.

1997년에는 잊을 수 없는 명승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6월 29일 잠실 해태전에서 LG는 8회말까지 6:3으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마무리 이상훈이 9회초 박재용에 만루 홈런을 허용하는 등 5실점해 8:6으로 역전 당했습니다. LG의 패색이 짙었던 9회말 서용빈이 적시타로 1점을 추격하자 김동수가 재역전 2타점 끝내기 우전 안타를 터뜨려 9:8로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김동수는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이상훈을 승리 투수로 만들며 구원했습니다.

1990년대 LG의 최전성기 주역으로 다섯 번의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김동수는 1999시즌이 종료된 뒤 FA로 LG를 떠났습니다. 삼성, SK, 현대 등을 거친 그는 2009년 플레잉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변신했습니다. 선수 시절 뒤뚱거리며 달리는 모습으로 인해 '오리'라는 별명을 기억하는 이가 드문 것처럼 김동수가 LG로 돌아올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LG의 다른 레전드들도 언젠가 다시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암시일 수 있습니다.

LG가 유망주 육성을 위해 이천 챔피언스 파크의 본격적인 닻을 올린 시점에서 김동수 2군 감독 선임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넥센의 배터리 코치 시절 박동원을 주전 포수로 키워낸 것처럼 LG에서도 작품을 탄생시키기를 그에게 바라고 있습니다. 15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김동수 2군 감독의 성과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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