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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가 결국 김광현의 '꿈'을 실현시켜 주기로 했다. 포스팅 금액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김광현이 어릴 때부터 염원해 온 빅리그 진출을 대승적 차원에서 허용하기로 했다.
김광현은 에이전트사인 MDR을 내세워 메이저리그사무국이 KBO로부터 'SK가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사실을 통보받는 날로부터 샌디에이고 구단과 30일 동안 계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SK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종 결정될 때까지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관심은 김광현이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고 계약서에 사인을 할 것인가이다.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미 에이스인 타이슨 로스를 비롯해 이안 케네디, 에릭 스털츠, 앤드류 캐시너, 오드리사메르 데스마이네 등 선발진이 잡혀있어 김광현에게 뚜렷한 자리가 주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광현을 '보험용 선발' 또는 불펜투수 확보 차원에서 데려가겠다는 의도임을 읽을 수 있다.
사실 김광현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평가는 기대했던 것보다 인식했다. 로젠탈 기자는 김광현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가 많이 존재한다'고 했다. CBS스포츠의 마이클 허콤 기자는 '김광현은 직구가 90마일대 초반에서 96마일까지 나오지만,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른 3가지 구종은 평균 정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샌디에이고가 200만달러를 적어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김광현에 관심을 보여온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소위 빅마켓 구단들은 포스팅에 응하지 않았거나, 낮은 액수를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은 "포스팅 결과를 수용해 준 구단과 김용희 감독님을 비롯한 와이번스 선수단에 감사드린다. 어렸을 때 꿈꾸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기회를 잘 살려 실력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