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키플레이어를 찍어달라는 질문에 지체없이 "타자 키플레이어는 이승엽 선수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이승엽 선수가 잘치면 그 경기가 쉽게 끝났다"면서 "작년처럼 못치면 안된다. 올해는 이승엽이 잘치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승엽은 올시즌 작년의 부진을 씻고 새롭게 부활했다. 제2의 전성기라 할만큼의 눈부신 성적표를 올렸다. 이승엽은 정규리그에서 타율 3할8리,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전체 홈런 4위, 타점 5위다. 팀내에선 모두 1위였다. 38세의 나이를 잊게 만드는 타격의 부활이었다.
이정도 성적이면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그럼에도 이승엽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승엽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승엽은 곧 삼성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승엽은 팀애 최고의 프랜차이즈스타다. 이승엽이 부진할 경우 팀내 분위기가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서 이승엽이 초반 부진에 빠지면서 팀 타격 역시 이상하리만치 오르지 않았다.
이승엽의 타순이 6번이라는 점도 류 감독이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류 감독은 항상 "6번타자가 강해야 팀타선이 강하다"라고 밝혀왔다. 가장 강한 타자들이 3∼5번에 위치하는데 이들에게서 만들어진 찬스를 6번이 받는데 6번이 강하면 그만큼 득점력이 높아질 수 있는 것. 삼성이 올시즌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승엽의 맹활약이 있었던 덕분이다.
지난 2012년 이승엽은 삼성에 복귀하자마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데뷔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MVP에 올랐고, 지난해엔 극심한 부진으로 팬들의 질타를 한몸에 받았다. 올해 그의 시즌 마무리는 어떻게 끝날까.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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