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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대패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잠실구장을 찾은 LG팬들은 끝까지 목놓아 LG를 응원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렇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경기를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기적이었다. 시즌 초반 꼴찌로 시작해 전혀 희망이 없어보이던 팀이 달라졌다. 양상문 신임 감독 부임 이후 조금씩 조금씩 나은 경기력을 보이고, 순위 상승을 하더니 시즌 막판에는 기적적으로 4위 싸움에 뛰어들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열린 10경기. 4위 운명을 결정지을 중요했던 순간. LG는 마지막 젖 먹던 힘까지 짜내 4위 티켓을 거머쥐었다. 비록,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해 부끄러운 4위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꼴찌에서 4위까지 오른 기적 자체만으로도 그런 부끄러움 따위는 날릴 수 있었다.
가을야구에만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쁘다던 LG.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3위 NC 다이노스를 물리치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탈락했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이던 2차전 신정락이 뜨거운 감동을 선사하는 '인생투'로 가을야구의 진수를 만끽하게 했다. 팬들도 알았다. 체력적으로 열세인 상황, 전력 측면에서도 확실히 앞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LG는 강팀 넥센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한국야구 역사에 남을 LG 트윈스의 2014 시즌은 슬픔 없이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