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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이 사라졌다.
그런데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특이하게도 이런 '발야구'가 실종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번 플레이오프가 흥미롭지 않다거나 수준이 낮아졌다는 건 절대 아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은 명승부로 손꼽을 만 했다. 치열한 작전싸움과 투수교체 타이밍 잡기, 기막힌 윤석민 대타작전, 기대하지 않았던 신정락의 최고 역투 등. 볼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도루를 하는 모습만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나온 도루는 겨우 1개. 1차전에서 교체투입된 넥센 서동욱이 8회 볼넷으로 나가 성공한 것이 전부였다. 시도 자체가 적었다. 총 시도는 서동욱을 포함해 2회였다. LG 오지환이 6회에 2루 땅볼을 치고 1루에 나갔다가 2루 도루를 시도해 아웃된 게 최초. 서동욱은 그 다움이다. 2회 시도 중 1회 성공. 1차전에서 박병호는 7회 1사에서 1루에 있다가 강정호 타석때 나온 폭투를 틈 타 2루까지 뛰었다가 아웃당했다. 도루실패가 아닌 주루사로 기록됐다.
사실 넥센이나 LG는 올해 도루를 그렇게 많이 한 팀들이 아니다. 넥센은 7위(100개), LG는 6위(105개)다. 넥센은 박병호-강정호의 강력한 대포들이 있어 도루의 필요성이 별로 없었다. LG도 도루 보다는 팀배팅, 그리고 짧은 외야안타 때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를 자주 보여줬다.
그러나 두 팀에는 분명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넥센 리드오프 서건창은 무려 올해 48개의 도루를 했다. LG 오지환도 28도루를 성공했다. 상당한 스피드와 주루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도루는 분명 3차전 이후 상당히 유용한 공격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누가 먼저 스타트를 끊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