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와 5번타자 강정호는 올시즌 각각 52개, 40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박병호는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 이후 사라졌던 50홈런 계보를 11년만에 이었고,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 4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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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1차전도 다르지 않았다.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2,3루서 대타로 나선 윤석민이 결승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경기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거포들은 침묵했다. 물론 박병호와 강정호는 각각 1안타, 2안타씩을 기록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아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성장한 둘은 지난해 데뷔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박병호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데뷔 타석에 홈런을 날린 10번째 선수가 됐다. 첫 경기, 첫 타석부터 홈런포로 가을야구 데뷔를 신고한 것이다.
반면 강정호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서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에 그쳤다. 무엇보다 홈런과 타점이 하나도 없었다. 국제대회 때 맹활약하며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것이라 보였지만, 이상하리만큼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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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에게는 지난해 강렬한 포스트시즌 데뷔에도 상대의 집중견제로 인해 남은 아쉬움을 떨쳐낼 기회다.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는 강정호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과연 박병호와 강정호의 홈런포는 언제 터질까. 이들의 홈런포가 터지는 날, 넥센으로선 마지막 남은 심적 부담감을 털어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