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은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지만 중립적인 느낌이 많다.
보통 홈구장이면 관중석을 모두 홈팬들이 장악해야하지만 잠실구장의 경우 홈팬은 1루측만 가득하고 3루측은 원정팬이 꽉 채우는 경우가 많다. 확실하게 1,3루측 관중이 달라 파도응원이 쉽지 않은 구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날 2만5000석의 표가 모두 팔렸다. NC팬들이 1군 진입 두번째 해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를 응원하기 위해 많이 찾아줄 것 같았다. 그런데 NC팬들이 앉아야할 3루와 좌측 외야석까지 LG 팬들이 점령했다.
보통 원정팬들이 적더라도 3루 내야석은 채우고 외야석만 홈팀 팬들이 앉아 있는 경우를 볼 수 있지만 이번엔 3루 내야석까지 LG팬들의 차지가 됐다.
3루 관중석에 LG의 유광점퍼를 입은 팬들이 많이 앉아 있었고, 이들은 LG의 공격 땐 노란 수건을 들며 LG를 크게 응원했다.
반면 네이비색의 NC 응원도구를 든 팬들은 3루측 응원단상쪽 구역에만 있었다. 큰 바다에 작은 섬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5회말 LG의 3루주자 오지환이 홈에 뛰어들다 태그아웃되며 비디오판독을 할 때 "아웃"을 외치는 NC팬들의 목소리가 "세이프"를 외친 LG팬들의 함성에 묻혀버리기도 했다.
잠실구장이 확실히 LG의 홈구장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준PO 3차전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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