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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꼴찌 추락'의 불명예를 피할 수 있을까.
우선 냉정히 말해보자. 8위에 머물러 있는 현재로도 이미 체면은 충분히 떨어진 상태다.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3년 내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만큼은!'이라는 각오를 다지며 2014시즌을 맞이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포스트시즌에는 오르지 못했고, 팀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위에 머물러있다.
사실, 이런 상황을 따져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KIA의 모습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집중력과 투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특히나 잔여경기의 상대팀을 고려하면 결코 '기우'라고 치부할 수 없는 일이다.
잔여 4경기 중 3경기가 하필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다. 12일과 13일에 홈에서 삼성, 넥센과 싸운 뒤 이틀을 쉬고 16일에 대구에서 다시 삼성을 만나는 일정이다. 이 두 팀은 올해 KIA가 최저 상대 승률을 기록한 천적들이다. 삼성에는 3승11패(2할1푼4리)로 유린당했고, 넥센에도 15번 싸워 고작 4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특히 계산상으로는 '3연패'의 위험성이 적지 않다. 3경기에서 모두 지는 확률을 계산해보면 0.461(=0.79*0.73*0.8)이라는 답이 나온다. 46%의 확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KIA가 끝까지 방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만약 46%의 '3연패 확률'이 현실로 이뤄지면 KIA는 17일 시즌 최종전에서 한화와 '8, 9위 결정전'을 벌일 수도 있다. 이기는 팀이 8위다. 그나마 KIA는 올해 한화에 상대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9승6패로 6할 승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이 덕분에 KIA가 '4연패'를 당할 확률은 18.5%(=0.79*0.73*0.8*0.4)로 확 줄어든다.
하지만 만약 KIA가 삼성, 넥센에 앞서 3연패를 당한 상황에서 한화를 만나게 된다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팀 사기가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한화를 만나는 셈이다. 반면 이 경기가 '8, 9위 결정전'이 된다는 건 한화가 2연승을 거두고 들어왔다는 뜻이다.
'3연패의 KIA'대 '2연승의 한화'의 시즌 최종전. 이런 상반된 분위기는 팀 전력 자체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확률의 범위를 벗어나는 결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18.5%의 낮은 확률이 현실로 이뤄질 수도 있다. KIA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현실이다.
결론적으로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벗어나려면 KIA가 한화보다 먼저 1승을 따내면 된다. 삼성이든 넥센이든, 강적을 깨트리는 게 정답이다. 투지와 집중력을 긁어모아 처절하게 맞서 이겨야 한다. 이마저라도 보여주지 못한다면 KIA 타이거즈는 프로의 자격이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