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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금메달 도전에 가장 큰 고비는 대만과의 예선 2차전으로 분석됐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은 대만전에 어떤 선발을 내세울 것인지를 두고 장고를 거듭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류 감독은 스코어가 9-0으로 벌어진 5회가 되자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했다. 좌완 차우찬을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올렸다. 양현종의 투구수는 60개. 점수차가 컸지만, 투구수가 적기 때문에 1이닝 정도는 더 던지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양현종이 승리투수로 기록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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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는 류 감독의 투수 운용 계획과 관련이 있다. 대만전에서 무난히 승리한다면 이제 남은 고비는 28일 결승전 뿐이다. 예선 마지막 경기인 홍콩전과 준결승전은 큰 부담이 안된다. 홍콩은 태국에게도 패한 약체다. 또 준결승 상대가 될 A조 2위는 중국이 확정적이다. 중국 또한 한국이 걱정할 상대는 아니다.
그래서 결승전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대만과의 리턴매치가 되거나 일본과의 맞대결이 될 공산이 크다. 어쨌든 경계 대상들이다. 그래서 류 감독은 김광현을 결승전에 투입하기 위해 지난 22일 태국전에 미리 투입한 것이다. 김광현 이후 필승조가 총가동될 전망이다.
그런데 여기에 양현종까지도 투입될 수 있다. 대만전에서 60개를 던진 양현종은 결승전까지 3일을 쉴 수 있다. 투구수가 적기 때문에 3일을 푹 쉬고 나면 불펜으로 나와 1이닝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마침 양현종은 불펜 경험도 적지 않다.
대만전을 지켜보며 류 감독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구상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양현종에게 미리 휴식을 주는 동시에 결승전에서의 깜짝 기용까지도 고려한 결과가 '60구 교체'로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류 감독은 이날 대만전 10대0 8회 콜드게임 승리후 가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양현종을 일찍 뺀 이유는 결승전에 준비시키기 위해서였다"라고 밝혔다. 양현종의 과연 결승전에서도 빼어난 호투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