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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전, 야구 대표팀 류중일 감독을 가장 속썩인 선수는 바로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대표팀 소집 전 프로 경기에서 실전을 전혀 치르지 못했다. 강정호는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에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도중 오른 엄지 손가락을 다쳤다. 이후 18일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 전까지 전혀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실전 뿐이 아니었다. 배팅 훈련 조차도 제대로 소화를 못했다. 때문에 류 감독은 "공-수에서 강정호가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 강정호의 컨디션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매일같이 말했다. 하지만 국내 최고 유격수로 거듭난 강정호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던 류 감독이었다. 강정호가 LG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류 감독은 그나마 걱정을 던 채 아시안게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경기를 잡게 해준 홈런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고지 정복의 지름길로 인도하는 홈런이었다.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만나는지, 중국을 만나는지는 하늘과 땅 차이다. 본인도 이 홈런의 의미를 알았는지, 프로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화려한 세리머니를 그라운드를 돌며 보여줬다. 수많은 홈런을 쳤지만, 늘 묵묵하게 그라운드를 돌았던 강정호다.
또 하나, 이날 경기 승리 뿐 아니라 남은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활약을 기대케하는 홈런이기에 의미가 컸다. 이제 시작이다. 정말 중요한 경기는 금메달 획득이 결정되는 결승전이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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