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억은 절대 잊지 못하죠."
당시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미필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많이 받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WBC 4강의 긍지가 자만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대만에만 이기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에 각 구단마다 미필 선수들을 대표팀에 포함시키기 위해 애를 썼고 이에 대해 여론도 긍정적이었다. 야구계와 팬들 모두 한국의 금메달을 당연시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와는 달랐고 이후 한국은 국제대회마다 '도하 참사'를 얘기하며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을 하게 했다.
강민호는 "대만 선수들의 비디오를 봤는데 난 이전부터 봐왔기에 그들의 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다른 선수들이 놀란 것 같더라"며 "대만이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절대 아니다"라며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도하 때의 기억을 절대 잊지 못한다. 뿔뿔히 흩어져 (입국장)을 빠져나간 그 일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당시 야구대표팀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나오기로 돼 있던 게이트가 아닌 다른 게이트로 빠져나갔다. 강민호는 "'선수들은 이쪽 게이트로 나가시면 됩니다'라는 안내해주시는 분의 말을 듣고 선수들이 그쪽이 아닌 다른 쪽 게이트로 흩어져서 나갔다"라고 당시 처참했던 심경을 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어찌보면 도하 때와 비슷한 분위기다. 전원 국내파에 병역 미필 선수들이 많다. 다른 점은 낙관론이 팽배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WBC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2일 태국을 시작으로 금메달의 해피엔딩을 향한 힘찬 시동을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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