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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안타 마감 이명기 "28경기 통해 성장한 느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9-15 07:03


"제가 이만큼 관심 받은 것 자체가 좋은 기억이죠."

SK 와이번스 이명기의 연속경기 안타 행진이 '28'에서 끝났다. 역대 공동 3위에서 기록 도전이 멈췄다. 이명기는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1번-좌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4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5대3으로 승리한 SK 이만수 감독이 이명기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9.14.
그는 7월 27일 인천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13일 NC전까지 2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다. 은퇴한 팀 선배 박재홍(2008년 4월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6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과 함께 역대 공동 3위로 남게 됐다. 박종호 LG 트윈스 2군 타격코치의 39경기, 박정태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의 31경기는 넘지 못했다.

이명기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3-3 동점이었고, 9회말 한 차례 더 타석이 올 수 있었다. 하지만 SK 벤치는 네번째 타석에서도 안타가 나오지 않자 이명기를 교체했다. 수비가 좋지 않은 이명기 대신 조동화를 좌익수로 옮기고 우익수로 임 훈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SK가 8회말 역전에 성공하면서 다음 타석은 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어쨌든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교체였다. 벤치 입장에서도 매경기 승패에 따라 4위 싸움의 향방이 갈릴 수 있어 민감한 상황이다. 선수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은 맞다. 실제로 이명기는 전날부터 좋지 않은 공에 배트가 나가는 모습이 몇 차례 보였다.

이명기는 이날 1회말 첫 타석에서 유격수 플라이, 4회에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에 나온 타구가 제일 아쉬웠다. 큼지막한 타구가 상대 좌익수 권희동의 호수비에 걸렸다. 권희동은 끝까지 공을 따라가 낚아내며 펜스에 충돌했으나, 공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이명기는 1-1 동점이 된 5회에는 2사 3루서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났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7회에는 2사 3루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전날에도 네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쳤던 이명기는 9회말 다섯번째 타석에서 2루수 왼쪽으로 내야안타를 날리며 극적으로 연속경기 안타 기록을 이어간 바 있다. 하지만 이틀 연속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14일 오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무사서 NC 권희동이 SK 이명기의 타구를 잡은 후 외야 펜스와 충돌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9.14.

경기 전에 만난 이명기는 기록에 신경 쓴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저께 안타를 치고 나니 기사가 많이 올라오더라. 정말로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어제부터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이명기가 말한 '그저께'는 바로 역대 연속경기 안타 기록 단독 4위에 오른 순간이었다. 김기태 전 LG 감독의 26경기(1997년 7월 26일 전주 해태 타이거즈전~8월 30일 잠실 LG전)를 넘어 27경기째 안타를 기록했다.

이명기의 28경기 중엔 두 차례의 대타 출전이 있다. 첫 경기였던 7월 27일 넥센전과 8월 19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이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못 나가다 대타로 투입됐는데, 그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12번째 안타가 나온 경기였다. 이명기는 "그땐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이명기는 연속경기 안타기록 중단됐지만 "괜찮다. 내가 이렇게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좋은 기억"이라고 했다. 그는 남은 시즌 목표를 묻자 데뷔 첫 100안타를 언급했다. 이명기는 올해 73경기에 나서 86안타를 기록했다. 팀이 10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이루지 못할 기록은 아니다.

교체 상황에 대해 그는 "팀이 4강 경쟁 중이고 중요한 상황이다. 훈이 형이 수비가 좋은 선수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했다.

이명기는 프로 입단 9년차이지만 지난해까지 1군 출전이 40경기에 불과한 무명선수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26경기에 나서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올해는 부상을 딛고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그는 "앞으로 홀가분한 마음으로 타석에 임하고, 팀을 위해 많이 출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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