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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한국 프로야구 최다 우승의 명예를 지닌 팀이다. 팀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따지면 무려 10번이나 한국시리즈를 거머쥐었다. 최근 우승은 2009년이다.
그러나 2009년 우승 이후 계속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2011년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지난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탈락이 유력하다. 단순히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자칫 꼴찌로 시즌을 마감할 위기에 처해 있다.
도대체 KIA는 왜 이렇게 몰락하게 됐을까. 1차적인 원인은 고질적인 주전들의 부상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는 스프링캠프 때 곽정철 유동훈 박지훈 등이 다쳤고, 시범경기 때는 선발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김진우가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다쳤다. 이어 시즌 초반에는 송은범마저 어깨 부상을 입었다. 최희섭은 계속 무릎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올해 캠프에조차 참가하지 못하더니 시즌 내내 2군 경기에조차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KIA 선수들의 경기력에는 문제점이 있다. 주전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 공백을 백업들이 원활히 메꿔주지 못했다. 기량 차이가 큰 탓도 있지만, 선수들 스스로 창의적이고 독한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것이 큰 이유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계속 팀의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이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KIA 선동열 감독은 2012시즌을 앞두고 부임하면서 '불펜 강화'를 가장 먼저 내세웠지만, 여전히 KIA 불펜은 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까지 KIA의 올해 팀 평균자책점은 5.93으로 8위이고, 그중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5.79로 역시 8위다. 이같은 순위는 최근 수 년째 크게 달라진 바 없다.
결과적으로 지난 수 년간의 노력은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했다. '성장'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릴만한 인물이 없다. 좌완 양현종이 기량을 회복해 윤석민이 떠난 에이스의 자리를 메워줬지만, 김진우나 송은범 임준섭 등 토종 선발은 여전히 기량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필승조로는 최영필과 김태영 등 외부에서 영입한 노장이 맡고 있는데, 내구성이 크게 떨어진다. 팀의 진짜 경쟁력이라고 할 만한 선수는 심동섭 정도인데, 그조차 위기 상황 앞에서는 불안감이 크다.
이런 상태로는 설령 올해 꼴찌를 면한다고 해도 미래가 어둡다. 향후 수 년간 팀을 힘있게 받쳐줄 수 있는 선수들의 발굴과 성장이 시급하다. 어차피 4강 희망이 희박해진 지금이라도 이 문제 해결을 깊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