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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먼(35)은 롯데 자이언츠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그는 14일 사직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계약 제안을 받으면 나의 대답은 너무 쉽다. 남을 것이다. 나는 현재 라커룸의 내 짐들을 싸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현재 성적은 25경기에서 11승(8패).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승수만 놓고 보면 성공적인 시즌이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5.57로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해 껑충 치솟았다. 피안타율이 0.319. 25경기 중 퀄리티스타트가 9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1.69로 매우 높았다.
유먼은 이번 시즌 롯데 선발 투수 중 승수가 가장 많다. 하지만 올해 보여준 구위만 놓고 보면 에이스라고 보기 어렵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잘 통하지 않고, 위기 상황에서 탈삼진이 줄면서 실점도 많아졌다. 올해 벌써 실점이 94점으로 지난해 81점을 넘어섰다.
유먼의 나이를 고려할 때 국내 이상의 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하기는 쉽지 않다. 그도 메이저리그 재도전은 나이 때문이라도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유먼 입장에선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게 최선책이다. 그중에서도 롯데와 재계약하는게 가장 좋은 선택인 셈이다. 메이저리그를 빼고 국내 팀만큼 높은 연봉과 집, 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리그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그도 그걸 알기 때문에 재계약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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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프링의 나이는 37세. 송승준도 34세. 장원준은 29세.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이 내년이면 30대 중반을 찍고 후반부로 접어든다.
롯데는 현재 이번 시즌 피말리는 4위 싸움을 하고 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내년 시즌을 신경쓸 겨를이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롯데 야구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유먼은 아시안게임 이후 벌어질 10경기 중 최소 3번, 최다 4번까지 선발 등판할 수 있다. 그때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여줄 경우 재계약의 청신호가 켜질 수도 있다. 롯데도 3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린 투수를 쉽게 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달라지는 게 없을 경우 리스크가 있더라도 젊고 싱싱한 새 외국인 투수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