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관심 받은 것 자체가 좋은 기억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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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명기의 연속안타 기록은 박정태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의 31경기와 박종호 LG 트윈스 2군 타격코치의 39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14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이명기를 만났다. 전날 경기는 연속안타 행진 중단의 위기였다. 1-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에서 좋지 않은 공에 손이 나가다 먼저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놓였다. 이후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명기는 "만루에서 먼저 투스트라이크를 먹었는데 볼넷을 골라 정말 다행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명기는 "점수차가 많이 나니 신경이 쓰이더라. 상대투수가 슬라이더를 많이 던져서 노렸는데도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아 잘 맞지 않았다"며 "덕아웃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동료들에게 정말 고마웠다"며 웃었다.
아직도 연속안타 행진은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 기록 자체를 신경 쓴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명기는 "그저께 안타를 치고 나니 기사가 많이 올라오더라. 정말로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어제부터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이명기가 말한 '그저께'는 바로 역대 연속경기 안타 기록 단독 4위에 오른 순간이다. 김기태 전 LG 감독의 26경기(1997년 7월 26일 전주 해태 타이거즈전~8월 30일 잠실 LG전)를 넘어 27경기째 안타를 기록했다.
이명기의 28경기 중엔 두 차례의 대타 출전이 있다. 바로 첫 경기였던 7월 27일 넥센전과 8월 19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이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못 나가다 대타로 투입됐는데 그 타석에서 안타를 쳐냈다. 12번째 안타가 나온 경기였다. 이명기는 "그땐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 14일 경기를 끝으로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명기는 "휴식이라 아쉽고 그런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늘 치도록 노력하겠다"며 미소지었다.
연속경기 안타에 대한 목표는 있을까. 그는 "사실 개인적인 목표는 100안타다. 지금 14개가 남았는데 경기수를 감안하면 처음으로 100안타를 채워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연속경기 안타는 끝나도 괜찮을 것 같다. 내게 이렇게 관심이 온 것 자체가 좋은 기억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