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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명기 "연속안타? 관심 자체가 좋은 기억"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9-14 13:46


"이만큼 관심 받은 것 자체가 좋은 기억인 것 같아요."

경기에 패배했는데도 덕아웃의 환호성은 마치 역전승을 한 것만 같았다. SK 와이번스 이명기(27)의 연속안타 행진 덕분이다. 13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4대11로 패했지만, 9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1일 인천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2루 SK 이명기가 1타점 안타를 친 후 백재호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1/
회말 나온 이명기의 내야안타는 마치 승리한 듯한 기쁨을 줬다. 이명기는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으로 안타를 기록하며, 2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7월 27일 인천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13일 NC전까지, 이명기는 이제 호투준족의 대표주자였던 팀 선배 박재홍(은퇴)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재홍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 2008년 4월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6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까지 2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공동 3위의 기록이다.

이제 이명기의 연속안타 기록은 박정태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의 31경기와 박종호 LG 트윈스 2군 타격코치의 39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14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이명기를 만났다. 전날 경기는 연속안타 행진 중단의 위기였다. 1-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에서 좋지 않은 공에 손이 나가다 먼저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놓였다. 이후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명기는 "만루에서 먼저 투스트라이크를 먹었는데 볼넷을 골라 정말 다행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머지 타석에서도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9회 마지막 기회가 왔다. 홍성용을 상대로 5구만에 2루수 왼쪽 내야안타를 쳐내는데 성공했다. 죽을 힘을 다해 뛰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명기는 "점수차가 많이 나니 신경이 쓰이더라. 상대투수가 슬라이더를 많이 던져서 노렸는데도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아 잘 맞지 않았다"며 "덕아웃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동료들에게 정말 고마웠다"며 웃었다.

아직도 연속안타 행진은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 기록 자체를 신경 쓴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명기는 "그저께 안타를 치고 나니 기사가 많이 올라오더라. 정말로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어제부터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이명기가 말한 '그저께'는 바로 역대 연속경기 안타 기록 단독 4위에 오른 순간이다. 김기태 전 LG 감독의 26경기(1997년 7월 26일 전주 해태 타이거즈전~8월 30일 잠실 LG전)를 넘어 27경기째 안타를 기록했다.

이명기의 28경기 중엔 두 차례의 대타 출전이 있다. 바로 첫 경기였던 7월 27일 넥센전과 8월 19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이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못 나가다 대타로 투입됐는데 그 타석에서 안타를 쳐냈다. 12번째 안타가 나온 경기였다. 이명기는 "그땐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 14일 경기를 끝으로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명기는 "휴식이라 아쉽고 그런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늘 치도록 노력하겠다"며 미소지었다.

연속경기 안타에 대한 목표는 있을까. 그는 "사실 개인적인 목표는 100안타다. 지금 14개가 남았는데 경기수를 감안하면 처음으로 100안타를 채워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연속경기 안타는 끝나도 괜찮을 것 같다. 내게 이렇게 관심이 온 것 자체가 좋은 기억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천=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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