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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겠지만 LG 트윈스도 4일 경기는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됐다. 4강 싸움의 분수령, 3-2로 앞서던 경기를 마무리 투수가 홈런을 허용해 동점이 됐다. 그리고 12회 무승부로 끝이 났다. 한 장면, 한 장면 아쉽지 않은 순간들이 없었다. LG 양상문 감독이 두산과의 혈전을 5일 경기를 앞두고 복기했다.
양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칸투도 신재웅에게 맡겼어야 하는게 맞았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점수를 주지 않으려 생각을 한 부분이 실수다. 신재웅의 구위라면 칸투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양 감독은 이어 "정찬헌이 볼넷을 내줬다고 너무 빨리 교체한 것도 아쉽다. 이동현이 너무 빨리 투입되며 이후 투수 운용이 꼬이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홈런, 직구는 맞지만 실투.
당시 상황을 보자. 김현수가 처음 체인지업 2개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2개 모두 볼. 그리고 봉중근이 2개 연속 직구를 꽂아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양 감독은 "그 상황에서 중근이가 직구 승부를 한 것은 맞는 선택"이라고 말하면서도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제구가 됐어야 했는데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며 실투가 됐다. 그 부분이 아쉬운 것이지 승부 결정이라든지 구위는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이 상황에 대해 "2S에서 노릴 수 있는 타자는 없다. 직구에 중심을 두되, 변화구가 오면 커트해낸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최경철 대주자 왜 안썼을까.
LG는 2-3으로 추격을 허용한 8회말 달아날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최경철이 바뀐투수 이현승을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1점이 꼭 필요한 순간. 확대엔트리로 선수가 넘쳐나기에 대주자를 쓸 만 했다. 1점을 짜내려면 발빠른 주자가 필수. 하지만 양 감독은 최경철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타자 손주인이 초구를 맞이할 때 치고 달리기 작전을 걸었다. 이 작전이 상대에게 간파당했다. 최경철이 2루에서 횡사했다. 상대의 숨통을 끊을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는 순간.
양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동점이거나, 지고 있었다면 무조건 대주자를 썼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에 점수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9회초 수비에서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포수로 최경철이 다른 백업 선수들에 비해 긴박한 순간을 이겨낼 힘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 감독은 "1달이 넘게 초구에 작전을 걸지 않았었는데, 상대가 간파를 했다. 최경철이 발이 느리니 우리가 초구에 작전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