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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첫 경기에서 승리할 때만 해도 좋았다. 시즌 초반 이후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6위에서 7위, 그리고 8위로 떨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프로라면 이러한 외부 요인은 극복해야만 한다. 하지만 KIA는 그대로 발목을 잡혔다. 특히 그동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해왔던 타자들이 나란히 침묵에 빠졌다.
8월 타율을 살펴 보면 김주찬이 2할2푼4리, 나지완 2할5푼5리, 이범호 1할7푼1리 등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안치홍(3할7푼9리)과 필(3할3푼3리), 이대형(3할2푼6리) 정도가 제 역할을 했을 뿐이다.
물론 올시즌 내내 KIA는 불완전했다. 질적, 양적으로 부족한 불펜진 탓에 앞선 경기도 쉽게 안심할 수 없었고,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선발진의 교체도 잦았다.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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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후반기 부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KIA는 수년간 후반기 들어 추락을 반복해왔다. 2012년과 지난해 모두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으나, 반전은 없었다. 2012년엔 5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신생팀 NC 다이노스에게도 밀리며 8위로 추락했다.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한 2011년에도 전반기 1위에서 최종순위 4위로 추락해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처럼 후반기 부진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풀타임을 치를 수 있는 체력을 만들지 못한 측면도 있을 것이며, 언젠가부터 선수단을 감싸는 패배의식을 극복하지 못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올시즌 성적은 그렇다 쳐도 앞으로 KIA라는 팀의 정체성을 감안한다면, 분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코칭스태프 일부의 책임만은 아닐 것이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구성원 전체가 책임의식을 갖고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