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마야의 호투, 왜 두산 4강의 강력한 변수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8-25 16:19 | 최종수정 2014-08-26 06:15


전날 허무한 역전패를 당한 두산이 설욕을 위해 24일 NC를 다시 만났다. 두산 선발 마야가 8회 2사후 NC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고 강판 당하고 있다. 마야는 8회 2사까지 NC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 막아 한국무대 데뷔 후 가장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08.24/

두산은 좋지 않다.

주말 NC전 2연패. 너무나 쓰라린 패배였다. 23일 7회까지 6-4로 앞서다 중간계투진의 난조로 역전패했다. 1패 이상의 심리적 데미지가 있다. 4강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서 당한 뼈아픈 역전패라 더욱 그랬다. 24일에도 1대2로 졌다. 마무리 이용찬이 결승점을 내줬다.

그 여파로 4강 싸움이 험난해졌다. 45승55패로 5위. 4위 LG와의 승차는 2게임으로 벌어졌다.

투타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파괴된 선발 로테이션이 어느 정도 정립되자, 중간계투진이 무너졌다. 엇박자가 나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4강행이 쉽지 않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크리스 볼스테드를 대체한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의 호투다.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24일 경기에서 7⅔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했다.

그동안 마야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다. 140㎞ 중반대의 패스트볼. 하지만 난타당할 스타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다양한 변화구 구종이 있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특히 각이 큰 커브는 매우 좋다. 제구력도 준수하다. 게다가 공끝이 좋다. 이런 요소 때문에 쉽게 무너질 투수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그를 괴롭혔던 부분은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이었다. 압도할 만한 구위가 아닌데도 너무나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때문에 수싸움에서 타자들에게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승부처에서 간간이 적시타를 허용하곤 했다. 이 부분이 마야의 경기력에서 가장 큰 변수였다.

24일 마야는 노련한 완급조절과 많은 유인구로 NC 타자들을 요리했다. 한국 야구에 대한 적응이 많이 향상됐다는 의미. 게다가 그동안 부족했던 커브와 슬라이더의 제구력이 매우 좋았다.


즉, 마야는 앞으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본격적인 마야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는 두산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현재 두산의 가장 큰 문제는 필승계투조의 저조한 경기력이다. 8월, 16경기에서 두산 계투조의 평균자책점은 7.34다. 리그 최하위다. 당연히 팀의 뒷심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물론 두산의 필승계투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하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계투진은 아니다. 원인이 있다. 좌완 이현승과 우완 정재훈의 구위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윤명준은 들쭉날쭉하다. 시즌 전 팔꿈치 수술을 한 이현승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않았다. 37⅓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경기수(54게임)는 리그에서 6번째로 많다. 때문에 이현승의 패스트볼 구속은 3~4㎞ 떨어져 있는 상태다. 중간계투 중 윤명준은 세번째로 많은 이닝(59⅓)을 소화했다. 1위는 전유수(64이닝) 2위는 차우찬(61⅔이닝)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두산 선발 로테이션이 파괴되면서 필승계투조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됐다.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됐다. 결국 이들은 시즌 막판 구위가 저하되면서 중요한 순간 치명적인 실점을 하고 있다. 결국 선발과 계투진의 엇박자는 미묘한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

그렇다고 단기간, 절묘한 투수교체나 새로운 대체선수를 발굴하긴 힘들다. 두산 코칭스태프도 그런 시도를 하진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두산은 선발진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어깨부상에서 돌아온 니퍼트는 여전히 에이스 모드. 유희관도 최근 4경기 안정적으로 던지고 있다. 노경은 역시 8월21일 대구 삼성전에서 오랜만에 호투했다. 여기에 마야까지 가세한다면 두산의 선발진은 공고해진다. 즉, 중간계투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서 엇박자의 악순환을 끊을 가능성을 높히고 있다. 즉, 마야의 호투는 선발과 계투진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릴 수 있는 전환점이라는 측면에서 의미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여전히 두산의 4강행은 험난하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연승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야의 호투가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