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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에 자멸 6연패 롯데, 연패 더 길어지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8-25 06:45


2014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4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투수 김승회가 8회초 2사 만루에서 최경철에게 밀어내기 타점을 허용한후 아쉬워 하고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8.24/

자멸이라는 말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 롯데 자이언츠가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정말 허무하게 무너졌다.

롯데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4일 부산 사직구장. 홈팀 롯데에 이날 경기는 매우 중요했다. 먼저 23일 LG전에서 패해 5연패에 빠졌다. 8월 경기 2승 11패. 참담한 성적. 더군다나 상대팀은 4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였다. 롯데는 전날 패배로 4위 LG와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진 상황이었다.

외국인 타자의 태업 논란부터 1, 2군 코칭스태프 보직 교체, 그 과정에서 나온 김시진 감독의 사퇴설 등 바람 잘 날이 없는 롯데였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뿐. 무조건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프로구단으로서 야구만 잘하면 문제 될 일이 없다.

침체된 분위기. 경기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LG 선발 신정락은 3이닝 동안 롯데 타선에 안타 1개 맞지 않고 호투했다. 그리고 롯데는 3회와 4회 LG에 각각 1점씩을 내줬다. 또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LG의 작전 실패 하나가 꺼져가던 롯데의 불씨를 살렸다. 이진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0-2가 된 4회초 무사 1, 2루 위기서 박경수가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를 강행했는데, 타구가 3루수 황재균의 글러브 속에 빨려 들어갔고 병살 처리 됐다. 만약 이 작전이 성공돼 추가점이 났다면 롯데는 무조건 무너질 상황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힘을 냈다. 4번 타자 최준석이 동점 투런포 포함, 혼자 4타점을 쓸어담으며 타선을 이끌었다. 9승 도전에 나선 선발 장원준은 연패를 끊기 위해 역투했다. 동점이 되고, 역전에 성공하며 '오늘만큼은 이겨보자'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런 경기는 보통 상승 흐름을 잡은 팀이 이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8회초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투구수가 많아진 장원준이 흔들렸다. 볼넷과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 롯데 김시진 감독은 장원준을 내리고 이정민을 긴급 투입했다. LG도 맞불을 놨다. '적토마' 이병규(9번)를 대타로 투입해 1타점 적시타를 끌어냈다.

하지만 롯데는 이기고 싶었다. 이정민이 박용택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스나이더를 인필드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 3루수 황재균이 이진영의 3루쪽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다. 몸을 날렸으나 글러브 속으로 공이 빨려들어가지 않았다. 내야안타가 돼 2사 만루가 됐다. 황재균은 심하게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쉽지만 냉정을 찾았어야 했다. 다음 타구가 다시 자신에게 올 수도 있었다.

그런데 LG 채은성이 때린 공이 황재균쪽으로 굴러갔다. 평범한 내야 땅볼. 하지만 황재균이 이전 플레이의 아쉬움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강한 어깨로 평소에 송구 실책은 거의 범하지 않던 황재균이 1루로 어이없는 송구를 했고, 1루수 박종윤이 이를 잡아내지 못해 주자 2명이 들어와 동점이 됐다. 사직구장은 적막감이 들 정도로 순간 고요해졌다. 5-5 동점.

롯데는 2사 만루 위기서 마무리 김승회를 조기 투입해 승리를 지키려 했다. 3루 땅볼을 유도한 김승회는 실책 장면을 바라보며 표정이 변하고 말았다. 다음 투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최경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현장에서는 연패 중일 때, 시원하게 지는 게임이 훨씬 낫다고 한다. 다 이긴 경기를 놓치면 후유증이 다른 패배보다 몇 배 크다. 롯데가 그런 패배를 당했다. 6연패. 그리고 4위 LG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롯데는 26일부터 최강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을 치른다. 연패가 더 길어질 수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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