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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든, 생각 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없다. 실천을 해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흐로야구 최강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각만 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실천이 뒤따른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16일 대구구장. 삼성 류중일 감독은 대뜸 "다음달 15, 16일 트레이너 코치들을 STC로 보낸다"고 말했다. STC는 삼성 트레이닝 센터의 약자로 삼성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남녀 농구단, 배구단, 탁구단, 레슬링단, 태권도단이 상주하며 훈련을 하고 치료, 재활을 하는 최첨단 시설이다.
시즌 초에 류 감독이 이 얘기를 할 때는 그저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기를 쉬는 동안 진짜 실행에 옮긴다. 삼성은 9월 14일까지 경기를 치르고 아시안게임을 맞아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래서 김현규, 권오경 트레이너 코치 2명을 15, 16 양일간 STC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이 주목해 관찰할 종목은 농구와 배구. 농구, 배구단의 훈련 스케줄을 24시간 면밀히 체크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때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올시즌 후 치를 스프링캠프에서의 훈련 방향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
이 뿐 아니다. 삼성은 올해 BB 아크(Baseball Building Ark) 공식 개관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BB 아크는 '야구사관학교'를 표방하는 삼성 만의 시스템으로 2군, 3군 시스템과는 별개로 단기간에 기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유망주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 3년 전부터 선수 육성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구단과 류 감독의 적극적인 지지로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 신개념 육성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삼성은 현재 2군 훈련장으로 경산볼파크라는 훌륭한 시설을 갖고있지만, 정식 야구장 4개가 들어서는 새 훈련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류 감독은 "2, 3군 선수들이 훈련을 많이 하려면 결국 야구장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요청에 따라 대구 인근에 부지만 확보되면 언제든지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삼성 구단의 기본 방침이다.
류 감독 개인으로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모아온 자료들과 삼성 특유의 야구 시슴템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야구 교본을 펴내는 것이다. 류 감독은 "공격 수비 모두에서 '이런 상황에서 이 선수는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삼성 만의 매뉴얼이 있다. 누구라도 삼성에 처음 오면 알아보기 쉽게 이를 설명한 책을 만드는게 내 임기 내의 목표"라고 밝혔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대업 달성을 위해 뛰는 삼성이지만, 아직 목이 마르다. 이런 욕심이 강팀을 만드는 조건 중 하나일 수 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