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정영일, "고향팬들 앞에서 던지고 싶었는데…"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7-18 14:09



"고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이다 보니, 정말 나오고 싶었어요."

비로 하루 연기 된 퓨처스 올스타전.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SK에 지명된 뒤, 상무에 입대한 정영일(26)이었다.

비록 1군 올스타는 아니었으나, 퓨처스 올스타로 모처럼 고향 광주에 돌아왔다. 광주 진흥고 3학년이던 2006년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입단했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해외 진출 선수의 국내 복귀 제한 규정 때문에 곧바로 뛸 수도 없었다.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를 거쳐 지난해 8월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고, SK에 2차 5라운드 전체 53순위로 지명됐다.

곧바로 상무에 입대한 정영일은 올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32경기에 등판해 2승1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중이다. 오랜만의 그라운드 복귀로 실전감각이 떨어진 만큼, 선발보다는 중간계투로 나서면서 몸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 전 만난 정영일은 밝은 표정으로 "고향에서 열린 올스타전이라 그런지, 개인적으로 정말 나오고 싶었다. 솔직히 생각을 못 했는데 첫 해부터 뽑혀서 감회가 새롭다"며 "고등학교 때 이후로 공 던지는 걸 부모님이 못 보셨다. 오늘 오진 않으셨지만, TV로 봐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공백 때문인지 쉽지 않은 전반기였다. 정영일은 "체력적으로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올 겨울 잘 준비하면, 내년부터 더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아픈 곳은 전혀 없다. '군대를 왔구나'라는 생각에 몸상태가 더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래도 페이스가 좋다. 어느새 직구 평균구속이 145㎞, 최고 150㎞ 수준까지 올라왔다. 정영일은 "2년이란 시간이 길고도 짧다. 상무에서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들고, SK에 돌아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팬들에게 내 이름을 다시 알리고 싶다"던 정영일은 이날 남부리그의 마무리투수로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 후 비가 내리면서 결국 2회말 종료 후 중단돼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고 말았다.

경기 취소가 결정된 뒤 만난 정영일은 "친구들도 많이 왔는데 비가 쏟아져서 아쉽다. 느낌이 좋지 않더라. 그래도 내년에 다시 퓨처스 올스타로 오고 싶다"고 했다. 이어 "후반기에 잘 준비해서 내년엔 선발도 해보고 싶다. 보직이 중요한 건 아니다. 안 아프고 던지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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