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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공장 청주구장, 한화에게 피해 더 컸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7-09 06:32


한화가 8일 청주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홈런 4방을 허용하며 대패를 당했다. 스포츠조선 DB

청주는 한화 이글스의 연고지로 제2구장인 청주구장이 있다.

한화가 8일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청주경기를 가졌다. 당연히 축제의 무대가 돼야 할 경기가 청주팬들에게는 아쉬운 결과를 낳고 말았다. 청주구장은 서울 목동구장, 인천 문학구장과 함께 국내에서 손꼽히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홈런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홈런 공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과거 한화가 다이너마트 타선을 자랑했을 때 청주구장은 축복의 땅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한화는 무려 4개의 홈런을 포함해 15안타를 얻어맞으며 3대17로 대패를 당했다. 경기는 8회 폭우로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넥센은 홈런 1,2위 박병호 강정호 등 거포들을 다수 거느린, 최강의 장타력을 지닌 팀이다. 전날까지 팀홈런이 108개로 9개팀 중 단연 1위. 45개의 팀 홈런을 기록한 한화보다 2배 이상 많은 대포를 터뜨렸다. 홈런 공장인 청주구장이라면 한화보다는 넥센이 훨씬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경기 초반부터 넥센은 홈런포를 집중적으로 날렸다. 1회 2사 1,2루서 강정호가 한화 왼손 선발 송창현의 136㎞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겼다. 비거리는 115m. 3회에는 3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선두 이택근이 송창현의 137㎞ 몸쪽 높은 직구를 끌어당겨 왼쪽 파울 폴대 위를 지나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처음에는 파울 판정이 내렸으나, 넥센측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 홈런으로 인정됐다.

이어 계속된 1사 2루에서는 김민성이 송창현을 상대로 138㎞ 한복판 직구를 우중간 담장 너머로 날려 투런홈런을 기록했다. 넥센의 3회 '홈런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송창현에 이어 등판한 조영우를 상대로 박동원이 142㎞짜리 한가운데 직구를 좌중월 3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박동원은 시즌 첫 홈런.

청주구장은 좌우펜스까지의 거리가 100m로 다른 구장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운데 펜스까지는 110m에 불과하다. 프로야구가 열리는 구장들 가운데 가장 짧은 거리다. 청주구장의 펜스 높이가 3.5m로 높은 편이지만, 짧은 거리를 상쇄할 만한 효과는 없다.

이날 넥센 타자들이 터뜨린 홈런 4개 중 대전구장이었다면 몇 개나 홈런으로 연결됐을까. 방향과 비거리를 고려하면 이택근이 3회 터뜨린 좌월 솔로홈런 1개 밖에 없을 듯하다. 나머지 강정호, 김민성, 박동원이 날린 홈런은 비거리가 모두 115m로 대전구장이었다면 평범한 플라이가 됐거나, 안타로 기록됐을 타구다. 대전구장은 좌우가 100m, 가운데가 122m나 되는 중형급 구장이다.

한화는 앞으로도 청주에서 4경기를 더 치를 예정이다. 9~10일 넥센전에 이어 8월 5~6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경기를 더 펼친다. 홈런 공장의 폐해, 지금과 같은 허약한 마운드라면 한화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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