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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에게 유리한 구장 탓이었을까.
그러나 최근 이태양의 기세를 감안하면 이날 부진은 의외가 아닐 수 없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풀카운트에서 147㎞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뿌리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시즌 200안타 도전에 나선 서건창은 직구 위주의 승부를 눈치챈 듯 정확하게 받아쳤다.
이어 이태양은 이택근과 유한준에게 직구를 정직하게 던지다가 연속안타를 맞았다. 뒷타자들인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을 잇달아 범타처리할 때는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를 주로 구사했다. 직구는 신통치 않았다. 결국 2회 들어서도 직구가 난타를 당하는 바람에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택근과 유한준의 연속안타, 박병호의 2루타로 0-5가 됐고, 계속된 1사 2,3루서 강정호에게 좌월 3점홈런을 허용했다. 강정호는 이태양의 2구째 143㎞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힘있게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역시 직구가 문제였다. 이어 김민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이태양은 윤석민과 문우람을 연속 플라이로 잡아내며 어렵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태양은 무실점으로 넘기기는 했지만 3회에도 1사후 서건창과 이택근에게 연속 직구를 던지다 안타를 허용했다. 4회 들어서는 박병호를 삼진을 처리한 뒤 강정호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고, 김민성을 내야플라이로 막은 뒤 윤석민에게 좌전적시타를 허용하며 9실점째를 기록했다.
청주구장은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100m, 가운데 110m로 타자 친화적인 곳이다. 전날 경기에서도 한화는 4개의 홈런을 내주며 대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날 이태양이 홈런으로 준 점수는 4점 밖에 안됐다. 게다가 2홈런 모두 대전구장이었다 하더라도 홈런이 됐을 타구다. 이날만큼은 제구력이 좋지 못했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