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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 생애 최악의 투구 청주구장 탓인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7-09 20:43


한화 이태양이 9일 청주에서 가진 넥센과의 경기에서 3⅔이닝 동안 9실점하는 생애 최악의 투구를 하고 말았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 탓이었을까.

한화 이글스 이태양이 최악의 투구를 하고 말았다. 이태양은 9일 청주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⅔이닝 동안 무려 14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9실점(8자책점)했다. 이태양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실점, 최다 피안타의 불명예 기록이 동시에 나왔다. 지난 3일 LG 트윈스전까지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이어갔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3.59에서 4.32로 치솟았다. 팀의 에이스가 초반 무너졌으니, 전날까지 6연패의 수렁에 빠진 한화로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던 이전의 이태양이 아니었다. 제구력이 불안했고, 성급한 승부를 펼치는 바람에 집중타를 허용했다. 홈런을 2개나 맞았다. 이태양이 한 경기에서 2홈런을 허용한 것은 지난해 6월 30일 대전 넥센전에 이어 자신의 통산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거포 군단' 넥센만 만나면 혼쭐이 났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이태양은 올시즌 넥센을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10이닝 동안 26안타 16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이태양의 기세를 감안하면 이날 부진은 의외가 아닐 수 없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1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풀카운트에서 147㎞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뿌리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시즌 200안타 도전에 나선 서건창은 직구 위주의 승부를 눈치챈 듯 정확하게 받아쳤다.

이어 이태양은 이택근과 유한준에게 직구를 정직하게 던지다가 연속안타를 맞았다. 뒷타자들인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을 잇달아 범타처리할 때는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를 주로 구사했다. 직구는 신통치 않았다. 결국 2회 들어서도 직구가 난타를 당하는 바람에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다.

선두 윤석민에게 빗맞은 중전안타를 맞은 이태양은 1사후 박동원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며 1,2루에 몰렸다. 이어 서건창을 땅볼로 유도했으나, 타구가 1루수 김태균의 가랑이 사이를 빠져 나가는 바람에 주자 2명 모두 홈을 밟았고, 타자주자는 3루까지 내달렸다. 기록상 1루수 실책이 주어졌다. 이후 이태양은 정신없이 얻어맞았다.

이택근과 유한준의 연속안타, 박병호의 2루타로 0-5가 됐고, 계속된 1사 2,3루서 강정호에게 좌월 3점홈런을 허용했다. 강정호는 이태양의 2구째 143㎞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힘있게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역시 직구가 문제였다. 이어 김민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이태양은 윤석민과 문우람을 연속 플라이로 잡아내며 어렵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태양은 무실점으로 넘기기는 했지만 3회에도 1사후 서건창과 이택근에게 연속 직구를 던지다 안타를 허용했다. 4회 들어서는 박병호를 삼진을 처리한 뒤 강정호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고, 김민성을 내야플라이로 막은 뒤 윤석민에게 좌전적시타를 허용하며 9실점째를 기록했다.

청주구장은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100m, 가운데 110m로 타자 친화적인 곳이다. 전날 경기에서도 한화는 4개의 홈런을 내주며 대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날 이태양이 홈런으로 준 점수는 4점 밖에 안됐다. 게다가 2홈런 모두 대전구장이었다 하더라도 홈런이 됐을 타구다. 이날만큼은 제구력이 좋지 못했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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