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용의, 데드볼 맞으면 상금 100만원 받는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7-06 17:05



"맞으면 상금인데..."

LG 트윈스 김용의가 고통 속에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그런데 상금 수여자는 "주고 싶어도 못줄 것 같다"고 하니 재밌다. 무슨 사연일까.

LG는 연승 분위기 속에 창원 원정을 내려왔다.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김무관 타격코치가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은 김용의에게 미션을 전달했다. '특명, 사구를 맞아라'였다. 상금까지 걸었다. 선수단 사이에는 "김용의가 사구를 맞으면 상금이 100만원"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재밌는 건, 김용의가 5회초 타석에 들어서 2B1S 상황서 완전히 몸쪽으로 들어온 공을 능숙하게 피해버렸다는 것이다. 덕아웃에 있던 주장 이진영은 "그걸 맞았어야지"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차는 떠난 상황. 김용의는 사구도 맞지 못하고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더해야 했다.

그렇다면 김 코치가 김용의에게 사구 상금을 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장난이 아니다. 깊은 뜻이 숨어있다. 김 코치의 눈에는 김용의가 타석에서 몸쪽 승부에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봤다. 몸쪽 공이 들어오면 맞는다는 각오로 적극적으로 들이대야(?) 하는데, 몸이 빠져버리니 좋은 타격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사구를 맞아라. 그러면 상금을 주겠다"라고 까지 한 것이다. 물론, 제자가 공에 맞아 부상을 당하기 바라는 지도자는 없다. 타석에서의 적극성을 보여달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실제 김용의는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도 사구 기록이 단 1개도 없었다. 올시즌에도 겨우 1개를 맞았다. 김 코치는 "1년에 1개도 안맞는다. 상금을 줄 일이 있을까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김용의는 상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왜 최선을 다해 공을 피했을까. 김용의는 "나는 맞으려고 몸을 돌렸는데, 안맞더라"라는 변명을 내놨다. 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재미있는 건 베일에 가려진 상금 액수다. 양상문 감독은 "나는 상금까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선수단 사이에서는 100만원 설이 나돌았다. 일부에서는 "김용의가 상금 액수를 몰라 피했다"라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

김 코치가 상금에 대한 정확한 정리를 했다. 김 코치는 "사구도 등급이 있다. 10점차로 이기고 있는 8회 변화구에 엉덩이를 톡 맞으면 어떻게 100만원을 주나. 5만원짜리다"라고 말해 덕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물론, 최대 100만원도 가능하다. 김 코치는 "경기 초반 머리에 직구를 맞고, 상대 투수가 퇴장 당하면 무조건 100만원"이라고 해 다시 한 번 큰 웃음을 선사했다.


과연 김용의의 사구 상금 프로젝트가 선수-코칭스태프 윈-윈으로 끝날 수 있을까.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다치면 안된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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